[심완보 충청대 교수] 요즘 대부분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SNS도구로 '카카오톡'을 쓰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지인들과의 소통을 위한 도구인 카카오톡을 집에 있는 가전제품들과의 소통 도구로 사용할 수 있으면 어떨까 잠시 생각해 본적이 있다.
 

예를 들어 "지금 냉장실 온도는 몇도?"라고 질문을 하면 "현재 냉장실 온도는 2도입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오고 "지금 냉장고 안에 뭐있어?" 라고 질문을 하면 현재 냉장고내 칸별로 보관중인 내용물의 사진을 전송해주는 기능이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생각을 해봤다.
 

사실은 이런 기능을 갖춘 냉장고가 지난 2014년 국내 가전회사를 통해 이미 출시됐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집에 있는 냉장고와 전기밥솥, 세탁기 등 대부분의 가전제품들을 인터넷에 연결시킬 수 있고, 가전제품 하나하나를 내 카카오톡의 친구로 추가할 수도 있다.
 

그러면 가전제품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이 없어도 나의 친구가 된 그들(?)을  대화를 통해 내 마음대로 작동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기술에는 기존 제품의 성능을 향상시켜주는 '지속성 기술'과 기존의 기술을 완전히 대체하거나 새로운 차원의 성능을 구현함으로써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와해성 기술'이 있다.
 

와해성 기술의 대표적인 예가 핸드폰과 PC의 기능을 합친 스마트폰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다다라 지난 2013년 39%에 이르던 성장률이 지난 2014년도에는 19%로 반 토막이 났고 오는 2017년에는 8%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매킨지 글로벌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0∼20년간 세계 경제의 혁신을 주도할 12가지의 차세대 와해성 기술로 모바일 인터넷, 지식노동의 자동화에 이어 3위에 꼽힌 것이 사물인터넷이다. 사물인터넷 시장의 잠재력은 사물들의 연결 자체보다도 연결을 통해 가능해질 서비스에 있다.
 

예를 들면 버스에 통신기능을 부가해 버스의 현재 위치와 도착 예정시간을 알려주는 버스정보 서비스라던가 스마트폰을 이용해 주차장의 자동차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스마트 카 서비스, 혹은 집에 출입하는 사람의 사진을 찍어 스마트폰으로 전송해 주는 보안서비스 등이 그 예다.
 

사물인터넷은 아날로그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을 인터넷을 통해 생명력을 불어 넣는 기술이다.
 

앞으로 다양한 산업들이 인터넷을 통해 연결되고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창출될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세상에 공개하며 "사람들은 직접 보여주기 전까지는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라고 한 말과 어떤 미래공상과학 소설가가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있지 않을 뿐이다"라고 이야기 한 것은 사물인터넷의 현재를 잘 설명하는 듯하다.
 

바라건대 머지않은 장래에 세상의 모든 사물들과 카카오톡을 통해 대화를 하고 교감할 수 있는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사물인터넷 세상은 대한민국 IT기술에 의해 선도되길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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