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훈 충북대 교수

[충청일보]동양과 서양의 많은 차이 중에서 도시공간구성면에서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서양이 외부공간 지향적이라면 동양은 내부공간 지향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중산층에서 도시정주환경을 기준으로 서양에서는 다양한 외부공간에서 많은 일상생활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반면 동양은 내부공간(마당)이나 주택 바로 앞의 공간에서 많은 생활을 한다.
 

이러한 연유로 서양은 주택의 담장이 상대적으로 적고 근린주구권내에 다양한 외부공간을 가지고 있다.
 

이태리의 경우만 하더라도 가로의 결절점마다 광장, 피아자, 공원 혹은 상징물공간을 두고 여기서 사람을 마나거나 식사와 같은 여가시간은 물론 작은 규모의 전시와 공연을 통해 도시 속의 문화활동까지 경험하는 활동적인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전통적인 도시형 주택의 구조는 우리와 달리 향이나 채광보다는 작지만 단순한 연립 혹은 압축적 공동주택형태를 선호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각의 주거공간에서 광장이나 공원 혹은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오픈스페이스로 얼마나 쉽게 접근하고 얼마나 다양한 공공공간이 위치하고 있는지에 대해관심과 함께 주거환경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이런 연유로 발코니, 베란다 포치(Porch) 혹은 연립형주거의 도로변 계단으로 계획돼 외부와 접촉빈도를 높이고 있다.
 

외부공간의 경우 마을의 동구나무 중심의 상징적이고 한정된 기능을 가지고 있거나, 일상생활의 기능과 함께 연계된 장터정도가 커뮤니티의 중심적 영역으로 활용됐다.
 

때론 골목길이 외부에서 활동성을 제공하지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통행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획일적인 골목의 폭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는 서양의 복합적 기능과 규모와는 근본적인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동양의 주거환경은 내향적 폐쇄공간의 형태로 서양과 비교할 때 다양성과 기능성, 공간성의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대 도시공간구조는 점점 외부공간에 대한 관심은 물론 다양한 경험과 소통의 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각 도시는 이런 공공공간에 대한 도시내 위치선정을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어디를 가든지 노천카페는 물론 건물의 발코니를 활용한 외기와의 접근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고, 가로공원, 쌈지길, 순환산책로 등 다양한 개념의 설계로 전통적 동양 공간구조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이런 도시내 외부공간의 개념 및 이미지 설정을 통해 사람들이 많이 경험하고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오픈스페이스 마스터플랜 기본 계획수립을 각 지자체마다 진행하고, 이를 공간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스토리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공원, 광장, 체육시설 등 도시시설물이 없는 대지면의 구체적인 계획안을 내포해야 한다.

이렇듯 도시 삶의 질적 향상이란 이런 다양한 공공성의 확보정도에 따라 결정되고 도시이미지인지도 제고의 중요한 척도임을 감안하면 현재 우리의 중소도시에서 가장 시급하게 시행돼야 하는 시민위주의 도시정책이 아닌가 싶다.

사회의 복합화와 개성화에 걸맞게 우리의 도시외부공간도 다양한 욕구변화에 대응하는 맞춤형의 도시공간의 출현을 필요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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