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윤 건양대 병원경영학과 교수

[안상윤 건양대 병원경영학과 교수] 최근 주요 선진국이나 세계적인 기업들은 산업사회 시대의 계층의식으로부터 벗어나 수평의식이 지배하는 문화를 내재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이 융합적 정보화의 구축과 활용을 가속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상하 구분보다는 '우리'라는 공동체의식을 더 선호한다. 이 같은 가치관이 퍼져가는 사회를 '한 몸 사회'라고 한다.
 
한 몸 사회의 특징은 구성원의 가족화, 수평적 경영, 열린 토론, 구성원의 행복, 사랑과 같은 요소들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리더들은 여전히 이러한 추세와는 반대의 길을 간다. 그들의 의식은 여전히 과거로부터 답습된 계층구조의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치 및 관료 집단은 대중을 다스려야 하는 대상이라는 편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적역량이 탁월한 대중들의 입장에서는 정치 및 관료 집단의 행태가 가소로울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우리 사회는 늘 불신과 부정의 긴장감으로 휩싸여 있다.
 
오늘날 안정된 정치 및 경제체제를 자랑하고 있는 독일, 스웨덴, 핀란드, 스위스 등 선진국들과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지멘스와 같은 이름 있는 기업들은 리더와 구성원들 간에 강력한 한 몸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중이다. 리더와 구성원들 사이에 교환적 계산을 걷어내고 신뢰와 사랑과 존중을 채워 넣고 있다.
 
이들 나라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는 거의 없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은 대기업 근로자 임금 수준의 80% 이상이다. 모두 제자리에서 행복한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고 1인당 평균 국민소득은 4만 달러를 넘는다. 이러한 성과는 리더가 교만, 자만, 오만을 버리고 '우리'라는 의식으로 겸손하게 일하기 때문이다.
 
모든 조직에서 리더십은 운영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관리요소다. 리더십이 곧 경영이라고 불릴 정도다.
 
때문에 리더십은 그 유지상태가 수시로 측정 및 평가돼야 한다. 고도화된 정보화시대에 수직적 리더십이 발휘된다면 구성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결국 조직은 시장의 신뢰를 잃고 쇠퇴하기 때문이다.
 
선진화된 조직에서 리더가 구성원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할 경우 강제로 리더십훈련을 받도록 하거나 해고되는 것은 흔한 일이다. 리더가 리더십을 평가받아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리더가 구성원들의 생각과 행동을 공동의 목표를 지향하도록 정확하게 정렬시키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리더와 구성원 사이에 의식의 일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불화와 갈등이 커지고 결국 조직을 무너뜨리게 된다. 한 몸 조직, 한 몸 사회의 유지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리더와 구성원의 일체감은 구성원의 리더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한국의 사회와 각종 조직에서 대중들은 리더에 대한 신뢰를 철회하고 있는 중이다. 서구 선진국들이 추구하는 한 몸 사회 추구 현상과는 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그래서 우리의 미래는 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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