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준(유안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 유달준(유안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필자는 야구광까지는 아니지만 야구를 무척 좋아하는 편이다.

필자가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지난 1988년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가 해태와 한국시리즈 경기를 하는 것을 보고 해태 팬이었던 형에 대항해 빙그레의 팬이 됐다.

그때부터 빙그레(한화)를 거쳐간 이상군, 한희민, 송진우, 정민철, 구대성 등은 한국프로야구 투수 역사에 굵직한 업적을 세웠고, 유승안, 이강돈, 이정훈, 장종훈, 강석천 등 다이너마이트 타선은 프로야구팀 한화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빙그레가 리그 최강팀이던 지난 1992년 롯데 괴물신인 염종석을 넘어서지 못해 준우승에 머무르고 말았으나, 1999년 숙원이었던 우승트로피를 거머쥐었을 때 누구보다 기뻐했던 기억을 갖고 있다.

지금은 메이저리그에 간 류현진이 한화에 입단해 괴물같은 활약을 펼칠 무렵부터 한화는 암흑기에 접어들었다. 류현진이 2010년 29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투구)를 하며 비공식 세계신기록을 달성했을 때 류현진이 거둔 승수는 고작 16승이었고, 팀은 꼴찌였다. 한화는 2009년 꼴찌를 한 뒤로 지난해까지 거의 꼴찌를 도맡아했다. 그런 한화가 달라졌다.

백약이 무효일 것 같았던 한화가 강해졌다. 올바른 리더의 등장 때문이다.

어떻게 한화는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인가. 새로운 수장인 김성근 감독의 처방을 복기해보기로 한다.

그가 처음으로 한 것은 선수단에 정확한 목표와 목표를 달성해야하는 이유를 이해시키는 것이었다.

프로선수는 성적으로 평가받는다.

패배의식에 쩔어 있던 선수단에 야구단의 존재이유(승리)와 승리를 해야하는 이유에 대해 이해를 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목표와 그 목표를 이뤄야 하는 이유가 긍정된 이상, 다음으로 고민할 부분은 목표에 이르기 위한 방법이다. 김 감독은 지옥훈련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연습량을 통해 목표에 이르는 타입이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누구든 나와서 수 백, 수 천번 방망이를 휘둘러야 한다. 여기서 김 감독의 특별한 점은 74세의 고령임에도 뒤에서 팔짱끼고 지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 큰 열정을 갖고 솔선수범한다는 것이다.

선수 개개인들이 기량 향상을 통해 승리라는 목표 달성을 하고, 그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노(老)감독의 열정과 솔선수범에 선수들의 생각이 바뀌었다. 생각이 바뀌니 행동이 달라졌고, 팀 성적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올바른 리더쉽에 따른 긍정적인 변화다. 약한 병에 독한 약을 쓰면 탈이 나지만, 중병에는 극약처방을 써야할 때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어떤 상태일까.

지난해 세월호 사건과 이번 메르스 사태를 보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배의 시스템과 배를 이끌어가야하는 선장의 역량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됐다.

리더라면 집단이 나아갈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고, 목표에 이르기 위한 비전을 구성원에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하며, 솔선수범을 통해 구성원 모두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할 수 있어야한다. 대한민국이 부강해지길 원하지 않는 국민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희망은 있다. 올바른 리더쉽을 통해 대한민국도 한화처럼 달라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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