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동 유적 역사적 가치 조명, 국립박물관 건립 촉구

[충주=충청일보 이현기자] 충주지역의 각종 개발 예정지에서 유적과 유물 발굴이 잇따르면서 보다 적극적인 문화재 보존 시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8일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국원관에서 예성문화연구회 주최로 열린 '발굴유적과 유물을 통해 본 충주' 학술토론회에서 이같은 주장이 나왔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조순흠 중원문화재연구원 조사연구실장은 "최근 충주 호암동 유적에서 발견된 적석목관묘는 충주의 역사를 재구성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며 "청동유물이 다량 부장된 적석목관묘가 확인된 것은 기원전 2세기를 전후해 충주를 중심으로 하는 강력한 세력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호암동 유적은 충북 내륙에서 최초로 확인된 초기 철기시대 유적이라는 학술적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영남과 서남부 지역과의 문화교류 연구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경선 전 예성문화연구회장은 "충주는 중앙탑과 중원고구려비를 비롯한 보물급 문화재가 많은데도 발굴 후 유적이 훼손되는 경우가 많다"며 충주국립박물관 건립 등을 통해 문화재 보존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 전 회장은 "충주 출도 고분을 한 곳에서 볼 수 있게 '대형 모형무덤관'을 만들고, 충주읍성 성문을 복원해 충주의 역사성을 살리자. 또 대림산성을 발굴해 13세기 몽고군을 맞아 분연히 일어났던 고려시대 충주인들의 기상을 되살리자"고 제안했다.

또 이상기 충주전통문화회장은 "호암동 돌무지나무널무덤 유적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고려시대 토성은 훼손됐다. 왜 복제품이나 모형만 만들려 하는가"라고 지적하고 "시민들의 자긍심이 문화유산을 지키지 못하는 주체에 대한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다. 시민들이 감시의 눈을 부릅떠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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