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길수 한국두뇌계발교육연구회장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수없이 기다리며 살아간다.

학창시절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진학을 하기 위해서도,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의 진학을 위해서도 세월의 흐름을 기다려야 한다.

또한 성인이 되기 위해서도 많은 세월을 기다려야만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매우 급하기만 하다. 서둔다고 세월이 빨리 흐르지 않는다는 진리를 알면서도 급한 것은 성격 탓일까.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세월의 흐름을 안타까워하게 된다.

어느 누구랄 것도 없이 지난 세월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이 가득하다.

자연의 이치에서 시간은 더욱 소중하다.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하고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야만 한다. 단지 시간만 흐른다고 모든 생명체가 꽃을 피우거나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꽃이 피면 반드시 지기 마련인 것이다.

우리는 기다림의 미학을 배워야 한다.

기다림 속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다. 기다리는 동안 누군가를 그리워하기도 하고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기도 하고 앞으로의 일을 예측해 보기도 한다.

또한 자신의 미래를 꿈꾸며 설계해보기도 하는 것이다. 분명 지금 당장의 현실보다 기다리는 동안의 상상은 참으로 아름다울 것이다.

기다림은 그저 기다리는 정지상태가 아니다.

기다리면서 또 다른 준비를 하고 있기도 하고 출발신호에서 대기하기도 한다. 기다림이 갖는 진정한 의미를 우리는 제대로 알아야 한다.

때론 답답하기도 하고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기다림이 없다면 출발과 시작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비가 오길 애타게 기다렸다. 농부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애를 태우기도 하고 모든 사람들이 비가 오길 기다린 끝에 비는 반드시 내리게 된다.

다만 시간이 좀 더 걸리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우리는 지금 당장 눈앞에 있는 현실에 연연해하곤 한다.

그 현실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뒤바뀌길 기대한다. 어찌 보면 사람들의 성급함 탓일 수도 있다. 아니면 여유롭지 못한 마음의 탓일 수도 있다.

'기다림'은 프랑스어로 '아탕트(attente)'라고 한다. 이 단어에는 '기다림'의 뜻도 있지만 '기대'라는 의미도 담겨있다고 한다. 이처럼 기다림은 기대를 동반하고 있다.

하지만 기다림이 늘 가슴 벅차고 기쁜 일만은 아니다. 때로는 불안하고 애가 타기도 한다. 우리의 감정은 참으로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 자신 스스로도 알다가 모른다.

기다림이 없는 인생은 무미건조할 수 있다.

또한 매우 지루하기도 할 것이다. 기다림은 어떤 의미에서는 매우 활기차고 생명력이 있어야 한다.

기다림에 지쳐 풀이 죽거나 기가 꺾일 수도 있다. 기다림도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기다리는 동안 열심히 체력을 키우고 다가오는 출발을 준비한다면 기다림은 결코 무의미하거나 지루한 것이 아니다. 기다림은 희망이요, 새로운 탄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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