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대 중원대 초빙교수·사회복지학박사

봄인가 싶더니 어느새 여름 휴가철이 다가 왔다. 우리 인간에게 휴식과 여가생활이 주는 가치와 의미를 되새겨 본다. 최근 우리 사회를 말 할때 '과로사회', '잠이 부족한 사회'란 이색 키워드가 곧잘 등장 한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 대다수가 잠과 휴식은 무시한채 죽기살기로 일에 매달려 안타깝다.
 
지난 2013년말 기준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092시간대로 국제 평균 1705시간 보다 387시간이나 길은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짧은 독일 보다 무려 1.6배 차이를 보인다.  반면에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8.9달러로 33개 조사국 가운데 29위로 낮아 미국의 절반 수준 이다.  결국 실효도 없이 장시간 일에만 매달려 있다는 결론이다.

잠(宿) 부족의 후유증
대한민국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일중독 국가'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잠 부족은 '남보다 앞서야 한다'는 의식'속에 근무와 학업의 연장선 때문 이다. 우리가 고도압축성장으로 세계 9위권의 잘사는 나라로 성장한 저변에는 쉼을 아끼는 국민성 덕분이다. 그렇지만 그 이면에 터져나오는 부작용도 만만잖다.
 
주변에서 매일 발생는 각종 안전·재난 사고, 세계에서 발생율 1위라는 오명의 산업재해사고 원인은 쉼 없이 계속되는 '일 중독'과 '수면부족' 때문이란 지적이다.  또 이같은 휴식과 수면부족은 적잖은 스트레스(stress)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실제 지난해말 건강보험 통계에 따르면 국내 스트레스성 환자가 5년여만에 배이상 늘어난 9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휴식의 필요성
휴식과 여가에 익숙하지 않은 사회환경과 습관이 우선 바꿔어야 한다. 보통 우리는 (여름)휴가를 낸다해도 쉬고 잠자는 시간 자체를 또 다른 업무를 대하는데 익숙해 평소 보다 더 바쁘게 움직이느라 숨이 가쁘다. 휴가와 여가 시간에서도 과잉 의욕과 보이지 않는 경쟁이 들어나는 것이다. 속도전쟁의 삶과 일상의 효율을 강요하는 세상을 거슬러 멈춤과 게으름, 느림보의 미학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건강 뿐만 아니라 일과 학업의 능률을 위해서도 잠을 포함한 충분한 휴식이 절실 하다. "한가롭게 살아가는 것이 즐겁고 행복한 삶의 전제 조건"이란 신경의학자 '엔드루 스마트'의 생활철학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정말 일과 학업을 놓을 수 없다면  컴퓨터 앞을 떠나 시원한 휴가지나 나만의 침대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손에 쥔 스마트 기기로 각종 정보를 교환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모두 좀더 나은 내일을 위해 휴식과 숙면을 취하자. 움추렸던 개구리가 멀리 뛸수 있다는 사실을 되새겨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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