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선임 두고 협회 내분
5월 총회서 송문헌씨 추대
일부 "송씨 처신 문제있다"
임시총회 열어 금열씨 선출
충북도·충주시, 지원 중단

[충주=충청일보 이현기자] 충북 충주를 중심으로 결성된 전국 향토음악인들의 조직 (사)한국향토음악인협회가 극심한 내부 갈등에 휘말리면서 대한민국향토가요제 개최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협회는 지난 5월 7일 정기총회를 열어 송문헌씨를 임기 2년의 회장으로 합의 추대했다.

그러나 부회장 A씨 등 일부 구성원은 송 회장 취임 1개월여 만인 지난달 19일 임시총회를 열어 가수 금열씨를 새 회장으로 선출했다.

이들은 "대한민국향토가요제 주관 방송사를 일방적으로 선정해 혈세를 낭비했고, 여성 회원들에게 법을 운운하며 협박을 일삼았다"며 송 회장의 처신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송 회장은 "적법한 절차 없이 몇몇 회원들이 모여 새 회장을 선출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고, 이 과정에서 법인 인감을 도용하며 가짜 서류를 꾸몄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송 회장은 "뽑아 놓은지 두 달도 안 돼 나를 비하하는 헛소문을 퍼뜨려 몰아내려 하고 있다"면서 "2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음악창작소 때문에 이 같은 짓을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반면 A씨는 "많은 회원들이 송 회장의 능력에 의구심을 품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새 회장을 뽑게 됐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신임 회장을 뽑았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협회가 내분에 휘말림에 따라 이들이 추진하는 대한민국향토가요제 개최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당장 충주시와 충북도는 내분이 정리될 때까지 가요제 예산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가요제가 열리는 10월까지 시일이 촉박해 내분 해소가 시급한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협회 회장이 두 명인데 어느 쪽에도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며 "빠른 시간 내에 내부 정리가 돼야 가요제도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7년 5월 충주에서 창립된 한국향토음악인협회는 전국에 25개 지부, 2000여 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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