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김성근 눈에 비친 청주야구장

▲ [충청일보 권보람기자]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린 15일 청주야구장에서 한화이글스 김성근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그라운드 경사도·마운드 높이 등 지적
"조금씩 공사한 결과… 한번에 진행돼야
올해 인조잔디 깔아 예뻐지기는 했다"

 

[충청일보 장병갑기자] 결국 부족했다.
 
청주시가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의 청주 홈구장 경기수를 늘리기 위해 올해 10억 원을 들여 공사했지만 '반쪽 개선'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청주시는 지난 2007년 모두 50억 원을 들여 시설개선 공사를 했다.
 
청주시는 청주야구장 본부석을 증축하고 관중석 등받이 의자 교체, 스탠드 정비, 조명 교체, 부대시설 보수 등을 실시했다. 그러나 적은 양의 비에도 배수가 되지 않아 야구장이 진흙탕이 되는 등 관리직원들이 비만 오면 양동이 등으로 물을 퍼내는 소동을 벌이곤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시는 2013년에 모두 42억 원들 들여 야구장 리모델링 공사를 실시, 인조잔디·익사이팅존·가족석 등 현재의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진흙탕 구장의 오명을 벗기 위해 배수로 공사도 실시했다.
 
올해는 홈런공장이란 불명예를 탈피하기 위해 짧은 중앙 펜스거리를 110m에서 115m로 늘리고 펜스 높이를 4m에서 5.8m로 높였다. 이 같은 노력 덕분인지 올해 처음 치른 지난 14일 한화·롯데전에서 홈런이 1개 밖에 나오지 않았다.
 
8회초 롯데 최준석이 친 대형타구가 중앙 펜스 상단에 맞고 떨어지는 등 예전과 달라진 청주야구장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는 아직 갈길이 멀다.
 
김성근 한화이글스 감독은 "부족한 점이 많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그라운드의 경사도 문제를 지적했다. 다른 구장이 완만한 경사도를 보이는 반면 청주구장은 급격한 경사도로 벤치에 앉아 외야 선수의 움직임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것.
 
마운드도 문제도 제기했다.
 
14일 경기 도중 탈보트가 투구할 때 마운드가 파이면서 돌이 나온 것을 거론한 것이다. 김 감독은 "마운드가 좋지 않다"며 "단단해야 하는데, 돌이 나온다는 게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마운드 경사도 문제도 여러 차례 나오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야구 규칙에 따르면 마운드 높이는 25.4cm, 투수판 앞 15.2cm가 되는 지점부터 홈 플레이트까지는 완만한 경사를 이뤄야 한다.
 
청주야구장의 마운드는 지나치게 낮고 경사도 또한 심하다는 지적이다.
 
또 14일 경기에 롯데 손아섭이 3루를 돌아 홈으로 들어오다 멈칫하며 3루로 돌아가는 도중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청주구장이 인조잔디로 손아섭이 큰 부상을 당할 뻔 한 것이다. 김 감독은 "최우선은 선수들의 안전이다"며 "일본의 경우 선수들이 경기를 거부할 경우 경기를 치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청주구장이 여러 차례 시설 개·보수 공사에도 이러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에 대해 "조금씩 공사를 한 결과"라며 "10여 년 간 100억 원이라 예산이 들어갔지만 나눠쓰다보니 제대로 공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많은 비용이 들어가더라도 한꺼번에 진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감독은 "이전에 청주구장을 찾았을 때는 산만한 느낌이었지만 올해 오니 인조잔디로 경기장이 예뻐지기는 예뻐졌다"고 말했다
 
시는 오는 9월 기아타이거즈와의 청주 홈경기가 끝나는 대로 6억 원의 예산을 들여 야구장 경사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설 개선사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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