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도 실적부진‥"납품업체에 실적부진 전가" 지적도

지난 1.4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 회사에 납품하는 상장사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으며 현대차 납품업체들도 현대차 실적 부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는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함에 따라 납품업체들의 납품실적이 떨어지고 수익성도 나빠졌을 것이라면서 다만 업체별로 경쟁력에 따른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납품업체에 단가인하 압력 등을 통해 실적부진을 일부 전가했을 가능성도 제기한 뒤 주로 상장사로 이뤄진 1차 납품업체들보다는 이들의 하청을 받는 2차 납품업체들이 훨씬 더 혹독한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 '몸살'에 납품업체들은 '졸도' = 6일 증권선물거래소와 한국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차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이들 납품업체의 지난 1.4분기 실적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는 매출액이 14조3천86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3.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조1천831억원으로 무려 26.7%나 감소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있는 16개 상장사들의 매출액은 2조9천37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11.75%나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지난해 1천822억원에서 105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다.

개별 기업중에는 디에스엘시디와 코리아써키트가 각각 67억원과 8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전환됐으며, 한솔lcd와 삼성sdi도 각각 118억원과 1천14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와 함께 에이스디지텍과 삼성전기는 적자폭이 확대됐으며 삼성테크윈, 에스에프에이, 알에프텍, 금호전기, 대덕전자 등은 영업이익의 규모가 감소했다.

다만 소디프신소재과 테크노세미켐, 동양이엔피, 심텍, 대덕gds 등은 영업이익이 늘어났다.

현대차 납품업체들도 실적 별로 = 현대차는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조6천840억원과 2천914억원으로 각각 2.6%와 13.1% 줄어든데 비해 납품업체 11개 상장사의 매출액은 3조1천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0.81%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도 2천395억원으로 4.83% 줄어 현대차에 보다 양호한 모습을 보이는 등 삼성전자에 비해서는 나은 편이었다.

그러나 개별 기업 중에는 동일고무벨트와 카스코가 적자전환되고 덕양산업의 적자폭은 확대됐으며 한일이화 ,화신, 세종공업, 평화정공, 에코플라스틱, 한라공조 등도 영업이익 규모가 감소했다.

이에 비해 모토닉과 현대모비스만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등 실적호전세를 보였다.

한편 12월 결산 상장사 546개사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 동기에 비해 8.2%와 14.3%가 증가해 삼성전자, 현대차와 관련 납품업체들의 실적과는 대조를 이뤘다.

"2차 납품업체는 더 힘들 듯" = 전기전자부문을 담당하는 현대증권 김동원 애널리스트는 "액정표시장치(lcd) 부품업체가 부진한 것은 상당부분 삼성전자의 영향에 따른 것"이라면서 "공급처가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밖에 없기 때문에 이들의 실적부진은 자연히 부품업체들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으며, 1분기에는 단가인하 압력도 거셌다"고 말했다.

다만 굿모닝신한증권의 송종호 애널리스트는 "과거에는 삼성전자 실적이 나쁘면 납품업체들 대부분이 부진했지만 이제는 경쟁력 있는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 사이에 차별화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진입 장벽이 낮고 경쟁이 심한 업체들은 삼성전자의 악화된 실적 여파로 더욱 부진했으나 기술 등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업체들 중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은 업체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동차부문을 담당하는 메리츠증권 남경문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실적이 부진한 것은 현대차가 성과급 관련해 1.4분기에 파업을 했기 때문"이라며 "현대차의 매출이 줄어들면서 납품업체의 매출이 줄고, 당연히 수익성도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남 애널리스트는 "납품업체가 현대차보다 실적부분에서 더 나았던 것은 고정비 부담이 현대차가 더 크기 때문으로, 현대차는 매출 감소가 실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 뒤 "1차 납품업체는 부진한 실적을 메우기 위해 2차 납품업체에 더 강하게 원가 전이를 했을 것으로 추정돼 2차 남품업체가 현대차 실적 부진의 악영향을 더 많이 받았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