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자연대가 신임 연구진과 인력 양성 부분을 보완하면 세계 10위권 안에 들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각 분야 최고 석학으로 이뤄진 11명의 해외석학 평가단은 8월까지 방문 평가를 마치고 9월 최종평가보고서를 자연대에 제출할 예정이다.

해외석학평가 사업을 위해 서울대를 방문중인 리타 콜웰 전 미국과학재단 총재는 23일 자연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최다인용논문 인덱스를 보면 연구진들의 역량이 굉장히 높고 학부생과 대학원생도 엄청난 재능과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콜웰 교수는 첫 해외석학평가를 위해 방문했던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자연대가 대단한(remarkable) 발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는 "장비 면에서 10년전에는 국제 위상에 맞지 않게 열악한 시설들이었는데 이제는 과학을 실현하고 연구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일류 시설을 갖췄다"고 말했다.

세계 선도대학으로 발돋움하는데 필요한 제언도 이어졌다.

콜웰 교수는 "앞으로 5∼10년 안에 전략적으로 최고의 교수·연구진을 임명하고 강점을 가진 분야 3개 정도에서 최고 수준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며 "유전학, 신경과학, 생태학 등 분야에서 클러스터 고용을 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원생의 인력 유출과 관련해서는 "서울대에 최고급 박사후과정 커리큘럼이 있다는 것을 학생들이 알고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학부와 대학원생이 만나서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임 연구진과 대학원생에 대한 투자, 인력양성시스템 개선 등이 이뤄지면 서울대 자연대는 세계 10위권 수준이 될 것이라고 콜웰 교수는 내다봤다.

이에 대해 김성근 자연대학장은 "대학 경쟁력을 논할 때 가장 중요한 학문이 과학"이라며 "빠른 추종자(fast-follower) 모델을 써왔기 때문에 자연대가 그동안 선도주자로서의 역할은 하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제 특정분야에서 가장 그 분야를 선도하는 학자가 나와야 하는 시점"이라며 "최종 보고서가 나오면 대학의 현 수준을 면밀히 파악하고 부족한 점을 개선해 세계 선도 대학으로 도약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자연대는 10년 전 한국 최초로 정량적이고 획일적인 방식의 대학 평가에서 벗어나 정성적 평가와 조언을 받는다는 취지로 해외석학평가를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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