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수필가)

▲ 김진웅 수필가

지난 1월,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등단 작가를 대상으로 '1인 1책 펴내기' 지도강사를 모집했다.

평소 관심이 많은 분야라서 응모했고, 서류전형과 면접 등을 거쳐 청주향교에서 지도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청주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직지'의 고장답게 지난 2007년부터 '1인 1책 펴내기'를 운영하고 있다.

욕심 같으면 청주향교의 수강생이 몇 명이라도 더 많았으면 좋겠지만 점차 증원되기를 기대해 본다.

향교에서 1차로 출판 신청한 2명은 원고심사에서 모두 합격해 출판절차에 들어갔고, 2차로 신청할 분도 오는 9월 15일까지 신청하려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수강생 중에 중국에서 한의사를 하던 독립유공자 후손인 75세 된 분도 계신다. 지금은 우리 국적을 취득했지만, 우리 사회 적응도 덜 됐고 연세가 많은 편이라 걱정했지만, 젊은 분 못지않게 열심히 참여해 무척 기쁘다.

책을 펴내려면 워드로 작성해야 수월하지만, 컴퓨터를 못해 볼펜으로 쓴 글을 지도강사인 필자가 일일이 도와줘야 한다.

그의 글 중 중국에서 큰아들을 잃은 이야기를 읽고 정리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북한에서 온 사기꾼에 속아 큰 돈을 잃고 타살까지 당했다는 사연은 너무 슬펐다.

이 모두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광복 후에도 분단이 가져온 민족의 비극이다.

광복 70주년을 계기로 남북대화 등 획기적인 화합과 발전을 해 평화통일의 주춧돌을 놓으면 얼마나 좋을까!  1차로 신청한 그의 수필집 원고도 합격해 더욱 기뻐하고 있다.

중국에서 겪은 모진 풍랑과 청주에 와서 행복한 삶을 가슴으로 삭히고 여과한 소중한 글을 책으로 펴내려 어려운 여건에서도 틈틈이 준비하신다.

수강생들은 "우리 선조들의 창조와 실용의 얼을 이 시대에 구현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와 애환을 글로 표현해 '나만의 소중한 책'으로 펴내도록 청주향교에 와서 공부하는 것이 무척 보람 있고 행복하다"라고 할 때, 강사인 필자도 큰 보람과 긍지를 가질 수 있고, 희망과 자신감을 갖도록 상담하며 지도하고 있다.

"여러분들의 소중한 삶을 책으로 펴내는 것은 일생동안 쌓아놓은 재산이나 어떤 빛나는 업적보다 값진 기록이며, 의미 있는 정신적 산물이 되니 다소 힘들더라도 슬기롭게 이겨나가기 바랍니다" 라고 일깨워주면서. 

회원들이 생업, 근무 등 바쁜 생활에도 틈틈이 수필, 소설, 가족 이야기, 창작문학, 시 등 각자 정한 장르의 글을 익히며, 쓰고 다듬고 모아 나만의 소중한 책을 펴내려 힘쓰고 있다.

모쪼록 수강생들이 자신을 발견하고, 인생의 참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기회가 돼 행복감을 높이고, 삶의 질을 풍요롭게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앞으로도 1인 1책 펴내기를 충실히 지도하면서, 다문화가정 돕기, 경로당 돕기, 전문주례 등에도 참여해 작은 힘이라도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돕고, 삶의 질을 높이는 자원봉사를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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