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종환 한국자산관리공사 대구경북지역본부장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가치관의 성향을 쉽게 바꿀 수 없다고 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각자의 성향이 서로 충돌하여 항상 대립적 관계가 형성된다. 인류의 발전과 쇠퇴는 갈등의 역사로 보는 것도 무방할 것이다. 요즘 부부문제를 다루는 TV 프로그램을 보면 주로 다름(different)과 틀림(wrong)의 차이를 강조하여 설명하고 있다. 즉 서로의 차이를 인식하게 하여 부부갈등을 해소하고자 하는 것이다. 자신과 의견이 다르거나 차이가 있다고 하여 잘못되었다고 한다면 마찰이 생기게 되고 다툼으로 인하여 갈등이 지속되어 결국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

 

갈등은 사전적인 의미에서 보면 칡과 등나무가 서로 복잡하게 뒤얽혀 있는 것을 말한다. 갈등의 원인은 인간관계에서 복잡하게 뒤얽혀 풀기 어려운 상태나 인간내면의 상충되는 생각 때문에 고민하는 내면적 심리적 상태에서 생기게 된다고 한다. 인텔 CEO Andy Grove는 “우리는 혁신 기술 개발에 쓴 시간과 비견될 만큼 많은 시간을 격렬한 논쟁과 갈등에 할애 했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인텔의 성공요인은 회사내부 또는 외부에 어떤 문제나 쟁점이 있을 때 이를 덮어두지 않고 적극 제기해 열띤 토론과 논쟁을 거쳐 발전적으로 해소되도록 하는 것을 통해서 가능하였다고 한다. 건설적 갈등의 존재를 기업문화의 성공요소로 본 것이다.

 

갈등의 중요한 해결책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행복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여 갈등을 예방하고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을 갖는 것이라고 한다. 현대 사회는 대내외적 대립관계로 논쟁이 가열되고 이념적 집단적으로 분열되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자신의 관점에서 보면 옳다고 생각하는 일도 상대의 입장에서 보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일 수 있다. 사회와 직장 그리고 가정에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차이를 존중하는 모습을 통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상대방과의 차이를 인식하려는 존중의 배려심이 더욱 필요하다.

 

필자도 결혼생활 30년을 뒤돌아보면 아쉬운 생각이 많이 남는다. 가족들과 대화에서 상대의 말을 집중해서 끝까지 경청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화를 하였을까. 언론의 시사성이 있는 문제조차도 예상치 않게 토론으로 발전하여 생각의 차이로 충돌하게 되고 결국 분위기가 냉랭하게 되었던 기억이 있다. 서로의 생각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지 못하여 가장 소중한 가족들의 마음을 잠시나마 상하게 하였으니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었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가치관의 고착화로 상대의 의견을 잘 들으려고 하지 않는 성향이 나타나는 것 같다. 의학적으로 40대 중반이 되면 뇌의 기능이 급격하게 위축되어진다고 한다. 과거의 일과 경험을 자주 표현하며 자랑한다든지 하는 일이 나이가 들어가는 징조일 것이다. 지난 일에 대하여 말이 많아지고 자주 자랑하고 싶어지는 욕구가 생긴다면 스스로 경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과거의 경험과 경력이 몇 년이라는 등의 말로 상대를 설득하거나 갈등을 해결할 수는 없다. 생각의 관점전환을 통하여 상대방의 시각에서 사실을 바라볼 때 비로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사실관계를 토대로 서로 다름과 차이를 인식하고 갈등을 해소할 요인들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적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적극적인 토론과 논쟁을 통하여 문제가 해결될 때 사회는 더욱 발전하고 성장하게 될 것이다. 사회구성원간의 서로 다른 차이를 존중하며 유용하게 조직에 활용하는 것은 성장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항상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다면 그 중 몇 사람은 조직에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어느 경영학자의 주장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건설적 대립이라는 건강한 갈등은 조직을 변화시키고 발전하게 하는 생명력이 있다

 

▲  황종환 한국자산관리공사 대구경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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