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 정혜련

아들과 남편을 둔 사람을 지칭할 수 있는 것은 여자 바로 ‘시어머니’가 될 것이다.

‘고부갈등’을 호소하는 많은 사람들은 이 문제를 극히 사적인 문제로 취급하며, 한 개인에게 초점을 돌려 잘못을 묻고 해결하려한다. 그러나 이제는 스스로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는 사회적 통념을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는 그 무엇은 바로 ‘가부장제’이다.

가부장제에서는 가족 구성원 중 일정한 룰에 따라 특정 개인-특히 장남, 아들-이 가장의 지위를 가지며 재산과 권력을 계승한다.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말하면, 남편이 없을 때 어머니보다 장남인 아들의 영향력이 더 크다는 얘기이다. 남편이 있다하더라도, 경제력이 없거나,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못할 경우, 모든 것-기대감, 역할, 문제해결 등-은 아들에게 집중된다.

이 과정에서 갈등이 생기면 우리는 남 애기하듯 쉽게 말한다. “며느리가 잘못 들어왔다”, “아들이 제 구실을 못 한다”, “시어머니가 고약하다” 기타 등등.

미안하지만, 영원히 남의 얘기가 아니다. 그 비난의 화살은 부지불식간 우리 가족, 우리 어머니, 우리 아들, 딸을 향하여 괴롭힌다.

만약 어떤 특정 개인의 문제였다면, 그 잘못된 개인이 사라지는 순간 문제도 없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는 가부장제라는 안대를 벗으면 된다.

첫째, 부부는 평등하며, 서로 돕고 상대의 필요를 채워주며 사랑하며 사는 것이다. 둘째, 개별 부부의 문제는 그 가정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셋째, 평등한 의사소통은 책임도 함께 나누며, 어떤 한 개인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지 않는다.

이에 따라 우리는 건강한 가족문화를 만들 기본을 다질 수 있다. 그리하여, 아들은 남편이 아니고, 남편은 내 자신이 아니며, 나의 행복은 누군가가 아닌 나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리고 나는 이것을 이룰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다. 오늘은 이 메세지를 그 누구보다 행복할 권리가 있고, 인생을 아는 멋진 이 땅의 어머니들께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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