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태영 청주보훈지청장

그 유래가 확실치 않지만,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선열들이 신조로 삼아왔던 '선열의 시범'이라는 문구가 있다. 구구절절이 가슴에 와닿는 '선열의 시범'의 문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나는 조국을 광복코자 이 몸을 바쳤노라. 나는 겨레를 살리고자 이 생명을 버렸노라. 나는 국혼을 찾아서 세사(世事)를 잊었노라. 나는 뒷일을 겨레에게 맡기노라. 나를 따라서 조국과 겨레를 지키라.'
문구 하나 하나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지만, 정작 일제에 항거하다 순국하신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이를 계승하고자 정부기념일로 제정된 '순국선열의 날' 을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자문해본다.
'순국선열의 날' 의 제정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9년 임시정부는 의정원의 결의로 '순국선열 공동기념일' 을 제정해 순국선열들의 애국정신을 추모하기 시작했다.
당시 임시정부 의정원은 "우리나라가 망한 것으로 말하던 경술년(1910년) 8월29일의 합방 발표는 형태만 남았던 국가의 종국을 고했을 뿐이요, 실제로는 을사년(1905년) 5조약으로 국가의 운명이 결정된 것이므로 그 실질적 망국조약이 늑결된 11월17일을 순국선열기념일로 정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주로 유족단체 주관으로 치러지던 행사가 1997년 5월9일 정부기념일로 복원돼 그 해 11월17일 광복이래 최초로 정부 주관으로 '순국선열의 날' 기념행사가 거행됐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과거를 망각하고 기억하지 않는 민족은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고 한다. 우리는 지난 역사를 쉽게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선열들의 애국·애족정신은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그것을 잊는다는 것은 곧 우리의 혼을 잃는 것과 같은 일이다. 우리 국민 각자의 가슴마다 나라사랑의 열정을 간직하고 민족정기를 바로잡는 일그리고 보훈문화가 사회저변의 밑바탕이 되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드는데 힘써야 한다. 69돌을 맞는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우리 모두가 선열들의 거룩한 희생정신의 가르침을 다시 한번 마음속 깊이 되새기는 뜻깊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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