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우석ㆍ한국은행 충북본부장


▲이우석ㆍ한국은행 충북본부장
기업경영이 매우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불철주야 땀흘리고 있는 기업인들께 먼저 감사와 존경을 보낸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1990년대 말까지 기업들의 피와 땀으로 전 세계에서 유래 없는 고도성장을 이루어 왔다.

그 당시에는 기업가뿐만 아니라 정부의 적극적인 수출드라이브 정책과 일치단결된 종업원들의 각고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고 사회적으로도 '잘살아 보세' 라는 국민적 염원이 밑받침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기업하시는 모든 분에게 물어본다면 하나같이 진보적인 노동운동 등으로 기업경영여건이 과거와 확연히 틀리고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성도 약화되어 있으며 경우에 따라 정부정책이 기업의 자율경영에 제약을 가져온다는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어 기업인들은 근로자의 노동운동에 대한 자제와 정부의 각종 규제를 완화하여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나는 여기에서 기업을 영위하는 모든 분들에게 다음 세 가지를 당부 드리고자 한다.

첫째, 근로자의 노동 분규를 막기 위해서는 기업을 투명하게 영위하고 근로자에 대해 보다 많은 사랑을 기울일 것을 권장 한다.

이것이야말로 근로자와의 갈등 문제를 일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된다. 나는 다행히도 이것을 우리충북의 모범적인 두 기업에서 교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기업은 사용자가 종업원에게 평생직장관의 가치를 심어 줌으로써 지금까지 노동조합도 설립되어 있지 않으며 또한 기업은 투명한 기업경영 결과로 노동조합이 결성되어 있으나 40여년간 한 번도 분규가 일어나지 않았던 대표적인 모범기업이다.

이와 같이 기업인들이 회사경영을 투명하게 하고 근로자들과 함께 호흡하고 사랑한다면 종업원으로부터 발생되는 모든 문제는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두 번째는 기업인이 자유스럽게 영업할 수 있도록 각종 행정규제를 철폐하거나 규제를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하는데 대한 제언이다.

기업인들이 공장을 넓히고 시설투자를 확대하고자 할 경우 환경보전 등 까다로운 온갖 행정규제와 절차의 번잡으로 투자의욕이 없어진다고 푸념하고 이의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 기업인들에게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만약 그러한 규제가 없다면 과거 경제성장 일변도와 같이 자연 환경은 뒤로하고 물질적 풍부함만을 우선시 할 것인가?

너도 나도 경제적 富만을 쫓아 행동한다면 우리 삶의 질적 향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규제의 필요성은 과거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선인들이 남겨놓고 간 교훈이요 우리가 지켜야할 또 하나의 도덕적인 룰이다.

지금 이러한 모든 규제가 완화되거나 철폐된다면 과연 기업이 이익과 관련 없는 환경보존 등에 거액의 투자를 할 것인가?

행정규제가 반드시 기업을 옭아 묶어가는 것이 아니라 보다 나은 사회를 건설하는데 필요한 조치로 받아들이면 어떨까? 물론 이들과 관계없이 기업의 활동을 제한하는 불필요한 규제는 당연히 사라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기업인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사항은 통계청 등 각종 경제단체에서 조사하는 경제동향 설문지에 사실대로 정확하게 응답해 달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조사 설문지를 토대로 정부에서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해 나가기 때문이다.

물론 기업인들에게는 이러한 설문이 직접적인 생산과 매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데다 각 기관마다 설문이 너무 많아 설문지의 답변에 많은 고충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이유로 설문응답을 하지 않는다거나 사실과 달리 답변한다면, 이를 기초로 하여 수립되는 정책은 당연히 잘못된 결과를 초래할 것이고 이것이 바로 기업인들에게 부메랑 효과로 돌아가 경기부양 필요시에 경기억제책을 수립한다든지 하는 크나큰 오류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눈앞의 이익만을 위한 기업인이 아니라 진정 우리나라 경제를 다함께 생각하며 국민 모두에게 이익을 배분할 줄 아는 기업가의 정신이 요구되는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