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조신희기자]'협녀, 칼의 기억'이 예상밖으로 관객의 외면을 받고 있다.

지난 13일 개봉한 '협녀 칼의 기억'은 칼이 곧 권력이던 고려 말, 왕을 꿈꿨던 한 남자의 배신 그리고 18년 후 그를 겨눈 두개의 칼, 뜻이 달랐던 세 검객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을 그린 액션 대작이다. 이 작품을 들어간 제작비만 100억. 이병헌, 전도연, 김고은의 캐스팅에도 불구 관객들을 사로잡지 못했다.

이 작품이 흥행 먹구름은 언론 시사회 당시 예견됐다. 많은 중국 무협 영화들을 답습한 무협 액션과 설득력을 잃은 홍이(김고은 분)의 복수, 대의를 지키기 위해 비참한 가족사를 이끈 월소(전도연), 캐릭터와 이야기의 줄거리가 개연성이 없어 중심을 잃었다는 평을 받은 것.

그래서 이 모든 부진을 이병헌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가혹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녀, 칼의 기억'에서 이병헌의 연기 단 하나만큼은 그 어느 작품보다 빛을 발한다.

이병헌은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1232만 3555명으로 천만 배우에 대열에 합류하, 할리우드 영화 '지 아이조', '레드2',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등에 출연한 이병헌은 그 이름 값만큼 연기로 풀어냈다.

이병헌이 연기한 유백은 고려말 최고의 권력가인 인물, 야망을 쫓지만 월소와의 사랑을 잊지 못하고 갈등하는 내면을 심도 있게 그렸다. 그의 눈빛, 표정, 대사는 악인으로 그려지는 유백을 이해할 수 밖에 만든다. 이것이 배우 이병헌이 가진 힘이다.

'협녀, 칼의 기억'이 그나마 주는 위안이 이병헌의 열연, 많은 관객들이 보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협녀' 그저 재미있는 영화를 보기로 선택한 당신이라면, 상심할 수 있으나 배우로서 이병헌의 진가를 확인하고 싶고 진정한 역사영화를 관람하고 싶은 관객들이라면 '협녀, 칼의 기억'을 관람해도 실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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