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학교 국어문화원] ◇ 이번 차량 화재는 누군가 고의적으로 저지른 방화(?)로 추정된다.

지난겨울 한 지역에서 연쇄 방화 사건이 있었다. 그 방화 사건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이번 차량 화재는 누군가 고의적으로 저지른 방화로 추정된다'라는 보도 내용은 의미의 중복 오류를 범하고 있다.

남의 집에 일부러 불을 질러서 재산상의 손해를 입히는 경우를 '방화(放火)'라고 한다.

'방화(放火)'는 일부러 불을 지르는 것을 가리키기 때문에 그 행위에 '고의성'이 들어가 있다. 그런데 '고의적으로 저지른 방화'라는 말은 '고의'라는 뜻이 두 번 반복된 표현이기 때문에 둘 중의 하나는 불필요하다.

◇ 그는 아는 데로(?) 설명했다.

입말에서는 구분하기 어렵지만 글말에서는 누구나 한 번쯤 '대로'와 '데로'를 어떻게 구분해 써야 할지 망설여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는 대로 설명하다'처럼 '어떤 일을 한 즉시'와 같은 뜻으로 쓸 때는 '대로'로 쓰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대로'는 앞에 말이 체언일 경우에는 조사로 쓰이고, 앞에 말이 관형사일 경우에는 의존 명사이다. 여기서는 의존 명사로 쓰인 형태이다.

'데로'는 의존 명사 '데'에 방향을 나타내는 조사 '로'가 결합된 형태이다. 의존 명사 '데'는 '장소, 일, 상황' 등의 뜻을 담고 있다. '네가 있는 데로 갈게'가 그 예인데, '데'에는 '하는 데까지 해봐라'처럼 '데서, 데에, 데까지' 등 다른 조사가 결합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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