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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의 끝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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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02  19: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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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회 청주시 용담명암산성동장]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 말은 영국에서 사회보장 본연의 자세를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라고 한다. 스웨덴에서는 이 말을 수정해 '태아에서 천국까지'라고 표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과연 어디에 해당될까?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제도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1991년도부터 전문직인 사회복지사를 채용해 읍·면·동에 배치하면서 활발해지지 않았나 싶다.

각 기관에서 사회복지 업무를 추진하다 보면 애로사항은 꼭 있기 마련이다. 우리 동 역시 예외는 아니다.

우리 동 사회복지사들의 애물단지인 독거노인 한 분이 있다. 이 할머니의 집은 특별 관리 대상으로 음식봉사자가 때때로 음식을 만들어 집까지 배달해주고, 대청소를 해주고 있다.

봉사의 마음으로 청소를 한 후에는 서로 기분이 좋아야 되는데 그렇지 못하다. 오히려 청소 후유증으로 직원들이 계속 시달리고 있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면하거나 방치할 수 없어 청소를 해주는 이유는 주변의 냄새에 대한 민원도 있지만 그런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직원들의 사명일 게다.

올해도 변함없이 청소 계획은 세워졌고 드디어 청소하는 날이 되었다.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처럼 마스크와 장갑, 쓰레기봉투 등 단단히 무장을 하고 갔다. 사전 설명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들어선 상당 노인복지관 직원과 주님의 교회 봉사단들이 심히 충격을 받은 눈치다. 필자도 상황을 대충 직원에게 들었지만 상상을 초월했다.

거실, 방, 부엌, 마당 등 모든 곳이 쓰레기 천지다. 썩는 냄새로 숨을 쉴 수가 없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했다. 직원들과 봉사자들의 적극적인 노고로 치워진 쓰레기가 청소차를 가득 채웠다. 소독 업체에 협조 요청을 해 집안 전체 소독을 해 주었다. 소독을 하면서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상태를 보더니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분으로 몸이 많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선뜻 기부를 결정해 교체해 주고 주님의 교회에서도 도배를 해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이런 봉사와 기부, 나눔이 아름다운 동행이지 싶다.

휴일을 이용해 누군가의 편안함을 위해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감사한 마음을 느끼는 것도 잠시, 여지없이 후유증은 시작됐다.

그 할머니는 백만 원권 수표와, 유명 백화점에서 백만 원도 넘게 주고 구입한 코트가 없어졌다고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출동했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참 황당하기 짝이 없다. 잦은 욕설의 전화와 내방해 소리치는 모습을 바라보며 사회복지의 한계가 어딜까 싶어 답답하다.

며칠 전 퇴근해서 집에 있는데 자꾸 음식 상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주변을 살펴보니 먹다 남은 옥수수 한 조각이 주범이었다. 그 작은 것에서 나는 냄새도 이렇게 맡기 힘든데, 집 전체에서 나는 악취 속에서 먹고 자고 하는 노인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지금처럼 수급 혜택을 보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수급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풍토가 만들어질 수는 없는 걸까?

사회복지담당에게 찾아와 수급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어 고맙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사회는 정녕 먼 나라 얘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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