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태 건양대 교수] 우리는 종종 주변이나 매스컴을 통해서 가족 간의 갈등과 불화로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인이나 친구 그리고 동료들 간의 문제보다 가족 간의 갈등에서 야기되는 서운함이나 분노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 같다.

혹자들은 '가족은 단지 막연한 관계이기 때문에 가족 간의 갈등은 나중에라도 미안하다고 용서를 빌면 쉽게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위험천만한 착각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가족 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좋은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그것은 아마도 서로의 마음을 열게 하고 상대로 하여금 미안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게 만드는 한마디의 진정 어린 '사과'일 것이다. 그러나 사과만으로는 부족함이 없지 않다. 특히 가족에게는 더욱더 그렇다. 아무리 진정 어린 사과라 할지라도 우리는 우리 자신 속에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는 좋지 못한 습성이 내재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때때로 사과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으로 착각해 자신감이나 만족감과는 거리가 멀다고 오인하고, 반복되는 사과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은밀한 분노의 그림자를 드리우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족끼리인데 그 정도도 이해하지 못하겠나?' 또는 '왜 내가 항상 비굴하게 굽신거려야 하나?' 등의 악감정을 표출하는 경우가 생겨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대인관계나 가족관계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인정과 존중이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는 서로의 따뜻한 관심을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가족 간에 갈등이 있을 때 진정 필요한 것은 종적인 관계에서 이뤄지는 사과보다는 관심과 인정이 결부된 '칭찬'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칭찬은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상대방을 즐겁고 기쁘게 해 준다. 아울러 자신의 칭찬은 상대방의 칭찬을 불러오기 때문에 서로 칭찬함으로써 자존감도 상승된다.

그런 까닭에 가족 내에서 부부는 물론 부모와 자식 간에도 서로를 인정해주고 인정받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바로 이러한 사실이 건강한 가족관계의 버팀목이 되리라 확신한다.

설령 칭찬이 큰 뜻을 포함하지는 않을지라도 그 안에서 가족의 장점이 진심으로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며 서로 간의 서운함이나 분노도 점차 누그러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마디의 진심 어린 사과는 정말로 중요하다. 따라서 필요한 순간에 반드시 해야만 한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틈나는 대로 자주 칭찬을 하는 것이다. 가족 간의 칭찬이야말로 모두의 자존감과 기분을 상승시키는 최고의 효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며칠 후면 우리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이 다가온다. 모든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서로서로 상대방의 장점을 말해주면서 한마디의 짤막한 칭찬이라도 곁들인다면 더욱더 풍성하고 끈끈한 가족애를 느끼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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