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내 직장은 어디에 ①기로에 선 청년들

경기침체·일자리 부족에
구직단념자 꾸준한 증가세
통계청 "청년층 비중 높아"

 

편집자 주=기업들의 하반기 채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채용 시장은 여전히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최근 청년층과 중장년층의 취업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임금피크제 등을 내놓았지만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연령별·세대별 취업난 실태를 알아보고,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긴급 진단했다.

 

글 싣는 순서
①기로에 선 청년들
②제2의 인생 준비 나선 중장년들
③노년층 취업, 문제점과 대책
④무계획 창업은 실패의 지름길

 

[충청일보 이주현기자] 졸업을 앞둔 대학생 김모씨(여ㆍ25ㆍ영동군 영동읍)는 최근 고민이 생겼다. 취업 때문이다. 조기취업을 한 동기도 있어 심적 압박은 더욱 심해졌다.

대기업 입사를 목표로 취업 공부를 하고 있지만, 사실상 힘들어보인다. 부모님의 기대도 있어 눈을 낮춰 중소기업에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사실 지난 7월부터 대기업 5곳에 입사지원을 했지만 모두 서류전형에서 떨어져 패배감에 젖어 있다"면서 "곧 추석인데, 친인척 눈치도 보이고 독서실에서 취업공부하는 게 마음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산업단지 입주기업에 근무하던 직장인 백모씨(27ㆍ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백씨는 2년 동안 다니던 직장을 지난 7일 그만두고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창업에 꿈이 있었지만 창업자금 확보를 위해 공장에 취직했었다.

백씨는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취업이 힘든 시기에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수익이 불투명한 내 사업을 벌인다는 것이 두렵고 불안하지만,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도전하려 한다"며 "재직 기간 부모 도움 없이 3000여만 원을 모았고, 올해 말까지 창업 아이템을 구상하며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사례처럼 청년들은 취업과 창업을 사이에 두고 기로에 서있다. 극단적으로 구직을 포기하는 구직단념자도 크게 늘고 있어 청년 실업률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청년 취업자수는 399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만6000명 늘었다. 고용률은 42%. 이는 전년동월대비 0.4% 상승한 수치다.

그러나 지난해와 비교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8월 청년 취업자 증가수는 14만7000명으로 올해보다 약 4배 이상 많다. 청년층 실업률은 지난달 8.0%로 지난해 8월 8.4%보다 0.4%p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구직단념자도 △5월 41만4000명 △6월 44만 명 △7월 48만7000명 △8월 53만9000명으로 지난 5월부터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구직단념자는 취업을 희망하고 능력도 있으나 자신에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구직활동을 중단한 사람이다.

이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취업 문이 갈수록 높아지자 구직활동을 중단한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연령층 중 청년층의 구직단념자 비중이 높다는 게 통계청의 전언이다. 창업의 경우 중장년층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청년층의 비율도 무시 못할 수준이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20대 신설법인 증가율은 2008년 2027개에서 2014년 3885개로 1858개 늘었다. 30대는 2008년 1만3751개에서 1만8921개로 5170개 증가했다.

올해 신설법인 현황을 보면 20대는 5.1%, 30대는 21.6%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청년취업 문제는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기업과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한다"며 "취업의 높은 문턱에 불안해하는 청년들에게 '눈을 낮추면 취업할 수 있다'는 말보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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