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선수 교체'가 진행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세계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각국 증시를 덮고 있는 가운데 도쿄 증시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 대부분은 미국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 여부를 지켜보며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조금씩 일본 주식을 매수하는 투자자들도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치주 투자를 전문으로 하며 글로벌 증시에서 약 60조원 규모의 자금을 운영하는 해리스 어소시에이츠가 대표적인 사례다.
해리스 어소시에이츠는 전 세계 상장 기업을 조사하고 주가가 기업의 내재 가치를 밑도는 저렴한 종목에 투자한다. 이 회사의 데이비드 헤로 최고투자책임자는 "다시 일본 주식을 오버웨이트(시장 평균 이상으로 자금 배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주력 펀드에 편입한 일본 주식의 비율은 MSCI 세계지수(미국 제외)의 비율(약 21%)을 밑돌고 있다.
해리스 어소시에이츠는 일본 기업들의 경영 능력을 평가하고 있으며, 동일본 대지진 후 주가 하락 국면에서 25% 정도까지 편입을 늘린 시기도 있었다. 아베노믹스 시세가 폭등한 2013년에는 주가가 비싸다고 보고 편입 비율을 10%까지 떨어뜨린 적도 있다.
최근 도쿄 증시의 예상 PER(주가수익비율)이 아베노믹스 3년 시세의 평균(14.9배)을 밑돌기 시작한 것이 해리스 어소시에이츠를 움직인 배경이다.
해리스 어소시에이츠는 "장기적으로 보면 중국 경제의 성장은 계속된다. 주가는 미국 금리 인상도 포함시키고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투자자문사 브랜디스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 등 다른 미국의 가치 투자 펀드도 유망 종목을 찾기 시작했다.
반면, 일본 주식에서 거리를 두기 시작하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있다. 세계 경제와 정책 전망 등을 기초로 자산을 역동적으로 교체하는 이른바 '글로벌 매크로'형 헤지펀드들이다.
8월말 현재 외국인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선물 거래 동향을 보면 2012년 11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누적 기준 순매도로 돌아섰다. 골드만 삭스의 존 조이스 글로벌 주식 영업부장은 "국내 소비는 약하고, 엔화 약세는 주춤해졌다"면서 "주가의 상승 추세가 보이지 않는 일본 주식으로 승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밝힌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각국 투자자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움직이는 시기여서 일본 주식만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지만 외국인 매수세력의 조용한 '선수 교체'는 희소식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 기자명 천정훈
- 입력 2015.09.1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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