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완보 충청대 교수]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의 물결로 인해 나타난 세계화로 고숙련 전문직이나 경영직 등 고임금 일자리와 서비스직, 판매직 등 저임금 일자리의 수는 늘어났으나 대부분의 중산층이 속한 근로자들을 위한 일자리는 급격히 감소해 왔다.
 
예를 들어 애플의 iPhone 등 기술혁신에 의한 미국 내 고용 영향 사례를 보면 신제품 개발에 따른 자국 내 직종별 고용 창출은 중간 소득계층인 생산직에서 이뤄지지 못하고 주로 고임금의 고급 엔지니어와 저임금의 판매직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임금이 비교적 높은 중산층인 생산직이 감소하고 대신 저임금의 판매직으로 대체됨으로써 저임금 판매직을 중심으로 고용이 증가하는 등 소득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무엇일까?
 
통상적으로는 이러한 이유가 자국 내 제조업의 해외 이전 및 저렴한 수입품으로 인해 고용이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제조업의 생산성 향상이 고용 감소를 주도하고 있다고 한다. 생산성 향상 속도로 봤을 때 향후 2030년까지 선진국 제조업 고용이 11%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제조업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이제 그만 생산성 증가를 멈춰야 한다. 하지만 끊임없는 생산기술 발전으로 인해 생산성 증가가 멈춰지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가능한 방법으로는 제조업 수요를 증가시켜 생산 규모를 확보하는 수밖에 없을 듯하다. 이를 위해 최근 미국의 제조업 중시 정책 동향을 보면 오바마 대통령은 제조업 르네상스를 선언하고 제조업의 부활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설정했다.
 
지난 4년 동안 해외로 진출한 미국 제조기업의 U턴 및 미국 제조업의 성장으로 50만 개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제조업의 르네상스가 시작됐다. 여기서 주목되는 부분은 제조업 기술 인력의 수요가 값싼 노동자보다 숙련된 고급 노동자로 대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당면한 상황도 생산성이 높은 21세기 공장들은 점차 기술 집약형이 될 것이며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상호 시너지를 가지고 시너지효과를 발생시키는 '제조·서비스 융합형' 기술혁신을 추진해야 한다.
 
제조업은 점차 디자인, 3D 프린터, 센서와 자동화, 로봇과 같은 첨단 기술을 보유한 노동자들의 공급이 매우 중요해졌기 때문에 이를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인재 육성 체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교육부 대학 구조개혁 정책 연구팀에 따르면 학령인구감소에 따라 2018년부터 대입 정원과 입학자원의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2020년 이후에는 대입 정원과 입학자원 간 초과 정원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면에서 보면 첨단 기술을 보유한 대졸 노동자들의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과 같다.
국가적으로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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