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선 충북체육회 운영부장] 뉴스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용어가 불감증이란 단어다. 잔혹한 범죄행태와 수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세월호사고나 메르스사태 등 각종 사건사고에서부터 비리, 탈세, 보조금 횡령, 승부조작과 불법스포츠도박 등 각종 안전불감증, 도덕불감증이 만연하면서 우리 사회는 병들어 가고 있다.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중요한 사안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불감증이 더 큰 문제다.

스포츠 폭력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특정종목이 아닌 체육계 전반에서 발생하고 있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사안의 자체도 문제지만 그것을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스포츠 폭력이란 남에게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주는 행위이고, 성폭력은 지위와 힘을 이용해서 상대방이 원치않는 성적(性的) 폭력행위를 말한다.

인권이 인간이면 태어나면서부터 갖는 기본적인 권리이듯 스포츠현장에서 선수와 지도자 등 스포츠人이 누려야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자유와 권리가 있다. 어떠한 경우에서든지 개인의 인격체를 무시하는 행위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상습적이든, 우발적이든 또는 감정적이든, 의도적이든 해서는 안되는 행위들이다.

그러나 아직도 체육계에서 인격을 무시하고 물리적, 언어적, 정신적 폭력, 그리고 힘과 지위를 이용해 성적 폭력을 가하는 행위 등이 일어나고 있고 심각한 경우는 법적호소 등 사회문제로 언론에 대두되기까지 한다.

폭력을 당했는데도 밖으로 드러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경기력향상을 위해 체벌이 불가피하다는 인식도 깔려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폭력이나 성폭력 경험비율은 감소했지만, 폭력에 대한 관계자의 대응태도나 인식수준은 아직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폭력 문화 인식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그동안 선수폭력사건에 대한 언론의 집중보도로 인한 사회적 이슈화와 폭력행위 근절 및 선수권익 보호를 위한 기구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왔고 정부차원에서도 스포츠정상화를 위한 개혁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런 면에서 충북체육회도 대한체육회의 지원을 받아 성전문가 등으로 전문 인력 풀을 구성해 몇 년전부터 도내 지도자들과 선수,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스포츠인권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고 상설로 선수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스포츠현장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고 폭력으로부터 선수와 지도자를 모두 지키기 위한 차원이다.

스포츠계에서 폭력․성폭력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어찌보면 우리 사회의 책임이다. 스포츠에서도 보편적 인권가치가 존중되어야 한다. 개개인을 인격체로 존중하면서 각종 폭력행위를 미연에 방지하고 선수와 지도자 권익을 넓혀 건전한 운동 환경조성과 존경받는 체육인상을 확립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사후처벌보다는 사전예방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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