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진태 ㆍ 전 산자부장관 정책보좌관

지난 10년간 세계는 it혁명의 본격화, wto체제 출범 및 국제경쟁 심화, 중국 등 신흥개도국의 대두 등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하고 시장 개방을 통해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인 영국, 프랑스, 미국과 같은 나라들은 n자형 성장곡선을 그리며 발전을 지속한 반면,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일부 국가들은 급속하게 추격해온 신흥개도국에 발목을 잡혀 성장이 지체되었다.

한국은 외환위기를 조기에 극복하며 세계 11위의 경제대국, 12대 무역강국, 제4위의 외환보유국, 주력산업의 글로벌 리더쉽 확보 등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고, 질적인 면에서도 r&d, 특허 등 기술경쟁력의 세계적인 우위를 꾸준히 강화해 왔다.

그러나 한국은 압축성장 및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파생된 경제부문 간 양극화 등 구조적인 문제들을 안은 채 중속(中速)성장 시대로 진입하여, 향후 10년간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은 4%대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성장잠재력으로는 1만~2만 달러대의 gdp 트랩을 돌파하기 어렵고 오늘 같은 내일이 전개되거나, 글로벌 분업구조 속에서 경쟁국에 의해 우리 역할이 결정되는 수동적 존재로 잔류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환경변화 및 국제 분업구조의 재편에 대응하여 한국산업의 기회요인을 발굴하고 고유한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제고하고, 국제분업구조 속에서 능동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야 한다.

한국산업과 직접 관련되는 2015년까지의 환경변화로는 글로벌화, 기술혁신 및 소프트화, 고령화, 에너지·자원 이슈의 심화,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확산 등을 들 수 있다.

중국경제의 급성장으로 국내산업은 공동화되고 세계시장에서 한국상품을 구축한다는 점을 들어 우려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중국경제의 성장은 한국경제에게 새로운 기회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는 2015년 한국산업의 비전을 세계 분업기구의 보완자로 설정했는데 이는 각국의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며 세계경제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한국경제도 성장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통해 2015년까지 gdp 세계 10위권, 1인당 gdp 3만 5000달러 달성을 지향하며, 고용 동반 성장으로 2,660만개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한국 산업구조의 강점을 바탕으로 산업별·시장별 글로벌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선진국 시장에서의 수평적 차별화, 개도국과는 수직적 분업구도 유지, 저개발국과는 미래시장으로서의 현지 관계 구축을 해야한다.

우선 신기술 융화산업 및 첨단 제조업 분야중 선진국 및 개도국시장의 특정영역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it· bt 등의 응용기술을 집중 육성하고 신산업 창출 등 글로벌 트랜드를 주도하며 글로벌 테스트 베드(test bed) 로서의 위상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2015년에는 세계2강의 종합 반도체국가와 3위의 디지털 전자 강국으로 부상하는 한편, 첨단 바이오 강국 g5와 항공 선진국 g8에도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역할은 산업의 역동적 변화에 부응하고 혁신을 지원하는 정부 즉, 경제주체들의 혁신활동을 신속하게 반영하여, 법령·제도·관행 및 산업을 보는 시각까지도 유연한 정부를 지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新기업가 정신을 고양하고, 창조적 인적자원을 육성하는 한편, 혁신적 r&d 기반을 구축하여 기업의 창조적 혁신활동을 지원해야 한다.

아울러 글로벌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산업발전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환경·에너지 등 기업을 둘러싼 글로벌 리스크를 관리해 나가며, 양극화 해소 및 부문 간 동반성장을 통해 지속가능한 산업발전 여건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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