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현 청주흥덕서 수사지원팀장] 얼마 전 필자는 뉴스를 보던 중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주택가 주차된 차량들에 스프레이 페인트를 뿌린 60대가 검거됐다는 내용인데 알고 보니 전직 경찰관이었다는 것이다. 뉴스 타이틀도 '전직 경찰관의 화풀이'였다.

도대체 이 사건과 전직 경찰관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고민해도 사건 내용과 전직 경찰관 사이 연관성을 찾을 수 없던 중 하나의 단어가 생각났다. '꼬리표'였다.

꼬리표는 '어떤 사람에 늘 따라다니는 떳떳하지 않은 평판이나 좋지 않은 평가'라는 부정적인 뜻을 지니고 있다.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보호하고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존재다.

경찰관이 된 이후로 퇴직할 때까지 이를 숙명으로 삼고 국민을 섬기고 살아야 한다. 이러한 인식이 퇴직 후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전직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이러한 인식에 대해 아쉬운 점도 있다. 현직에 있을 때는 잘못에 대한 비난을 감수하며 달게 받고 그것을 고쳐야 하지만 퇴직 이후에도 여전히 따라다니는 꼬리표로 인해 마치 경찰관인 양 개인과 조직이 동시에 비난받는 것은 불편한 점이 없지 않아 있다.

평범한 국민으로 돌아간 퇴직자의 문제가 경찰 조직의 문제로 비화시키는 일은 지양돼야 한다고 생각된다.

굳이 전직이라는 꼬리표를 붙여서 경찰관의 사기를 저하시킬 필요까지는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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