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현 경제부 기자

▲ 이주현 기자

소문난 잔치는 먹을 게 없다지만, 잔치는 잔치였다. 일단 관심 끌기에는 성공했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행사 시작 전부터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비교하며 '속 빈 강정'이라는 비아냥이 있었지만, 백화점 업계는 나름 효과를 톡톡히 봤다.

현대백화점 충청점의 경우 지난 2~3일 문이 열리자 개장을 기다렸던 손님들이 물밀 듯이 들어왔다.

여성 의류와 화장품 판매장이 특히 붐볐다. 이 기간 판매실적은 전년 대비 20% 신장했다.

행사 초반이라 섣불리 단정하긴 어렵지만, 침체됐던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것으로 봐선 반은 성공한 셈이다.

물론, 개선점도 보인다.

먼저, 제조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백화점 등에서 대형가전 제품은 20~3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데, 이는 가을 정기세일 할인 폭과 비슷하다.

또, 국내 백화점들은 직매입 방식보다 업체에 임대를 주는 방식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의 참여가 절대적이다.

특히, 애초 정부에서 홍보한 것처럼 50~70% 할인율이 적용된 품목은 극히 일부이라는 점이다.

가을 정기세일이 아닌 '블랙프라이데이'라는 기대를 갖고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실망하는 이유다.

전통시장 등도 블랙프라이데이에 참여했지만,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홍보가 안 된 까닭이었다.

어디 첫 술에 배부르랴.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제조업체와 유통업체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회성 행사가 아닌, 내수를 살릴 수 있는 뿌리 깊은 경제 정책으로 발돋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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