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계 기생이라고 다 미인인가
평안도 강계(江界)는 색향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그 곳에 예쁜 기생이 많다고 하지만, 모든 기생이 다 예쁠 수는 없다는 말이겠다. 어떤 일이든지 예외는 있다는 뜻으로 빗대어 이르는 말이다.

같은 과부면 젊은 과부 얻는다
사내들은 어쨌거나 젊은 여자를 좋아한다. 과부를 고르더라도 같은 조건이면 나이 젊은 과부를 얻는 게 당연하겠다. 기왕이면 더 싱싱한 육체와 어우러지고 싶다는 욕심이겠다. 젊다고 좋은 것은 아니지만 어쩔 것인가. 그게 근본적인 욕심인 것을.

갈보도 절개가 있고, 도둑놈도 의리가 있다
아무리 천한 일을 하더라도 나름대로의 가치관과 경계가 있다는 뜻. 갈보도 내키지 않으면 몸을 내맡길 수 없고, 도둑놈도 끼리끼리 동패의식이 있다. 제 가치관만 고귀하다고 생각지 말아야 한다. 사람마다 하는 일이 다 다른 법이니, 제가 해야 할 일을 당당히 하면 그뿐, 남을 업신여기지 말 일이다.

남의 중신 들다가 바람난다
중신을 하려면 양쪽 사람을 자주 만나게 되니, 자주 보면 정이 들어 사고를 칠 수 있다. 정이라는 게 워낙 대중없이 방향을 잡기 때문이다. 인간 세상에 안 일어날 일이 없다는 데 그 정도 일이야 얼마든지 있는 일이겠다. 남을 도와준답시고 내 이익을 취했으니, 남의 횃불에 게 잡은 폭이나 될까.

남의 첩과 소나무의 바람은 소리는 나지만 보잘것 없다
바람이 불어 소나무에서 요란한 소리가 나듯, 남의 첩으로 있는 여자가 다른 남자와 요란한 정분이 나도 같이 살 수가 없다는 말이다. 아무리 첩이라도 한 남자에게 예속되어 있는 몸이다. 첩이라는 애매한 위치는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이르는 말이다.

남자는 들깨 한 말만 들어도 아이를 낳는다
남자는 늙어 들깨 한 말만 들어도 아이를 만든다라는 말과 같은 속담. 저 죽을 줄 모르고 힘 쓰는 것이 사내의 습성이다.


정종진 ㆍ 청주대교수 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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