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김순옥ㆍ천안시 봉명동

얼마 전 너무나 황당한 일을 겪어 몇자 적어본다. 캄캄한 새벽쯤에 운전을 하려 차문을 여는데 누군가가 분필로 차에 낙서를 한 듯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날이 밝아 살펴보니 분필이 아닌 날카로운 물체로 차 전체를 긁어 놓았고 차량 앞 번호판도 없어진 상태였다.

너무나 어이없는 일이라 우선 경찰에 신고를 하고 며칠간 일처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범죄의 악용에 쓰일 우려가 있는 번호판이 없어진지라 차량 운행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일주일쯤 지난 후 다행히 번호판을 찾았고 자세한 법의 규칙을 몰랐던 나는 그냥 부착하고 운행하며 다녔다.

다음날 일을 보러 다니던 중 순찰 차량이 쫓아오는 것이었다. 순간 `내가 뭘 잘못했나?` `운전중 전화 통화를 한 것도 아니고 안전벨트 미착용도 아닌데…`일단 지은 죄는 없으나 경찰은 무서운(?) 존재라 주춤거리는데 도난 번호판을 부착했으니 검문에 응해 달라는 것이다.

돌연, 그제서야 안심했고 사실을 설명했더니 검문을 했던 경찰 관계자는 `분실된 번호판을 찾고 나면 신고를 하고 사건 처리 후 부착하는 것이 순서`라는 자세하고도 친절한 설명이 이어졌다.

당당하게 신고를 하고 운행하던 다음 날,이번에는 확성기에서 내 차량 번호가 크게 불려지며 잠시 멈추라는 것이다.

전날과 똑 같은 상황이 되풀이 된 것이다. 오가던 많은 사람들과 차량들의 시선으로 순간 창피한 생각은 들었지만 시민의 안전을 위한 경찰의 철저함에 안도의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마무리하는 최후의 시점까지 철저하게 지켜주는 천안경찰서 쌍용지구대와 신안지구대 소속, 누군지는 모를 순찰대원들에게 당시 표현하지 못했던 감사함을 이제서 글로 대신하고 싶다.

하늘아내 편한 곳 천안에서 천안인으로 산다는 것이 행복임을 다시하번 생각하게 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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