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태 건양대 교수] 우리는 자신의 나름대로 성숙한 인격을 형성하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한다. 물론, 인격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여러 가지 주된 요인들이 있겠지만, 독서를 통하여 자식을 겸비한 지혜를 습득하는 것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생각해 본다.

우리의 성장발전과 인격형성에는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만으로는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생각과 행동을 할 때 우리는 비로소 타당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자면, 타인들이 어떠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그것에 우리 자신의 생각을 비춰 타당성의 여부를 가늠할 수도 있으며 우리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하여 타인을 통하여 습득하고 이해할 때 새로운 삶에 대한 고차원적인 목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지식의 체계를 습득해 우리자신의 지혜로 발전시킨다는 사실은 정말로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말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나는 누구인가?' 또는 '나는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등의 문제가 제기될 때 우리는 부모형제나 주변의 친지들에게서 만족할만한 답변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때는 직접적인 대화의 대상이 없기 때문에 성현들의 사상이 담겨있는 책이나 간접적인 매체를 통하여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이러한 면에서 생각해볼 때 독서는 인간의 가치 있는 생활의 가늠자라고 할 수 있다.

독서는 동서고금은 물론 시·공간적인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 자신이 원하는 작가들을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책을 읽으려는 독자 앞에는 무한대의 보물창고가 놓여 있다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 될 것이다.

책은 독자가 누구인가를 예상하고 쓰인 것이 아니다. 그런고로 독자는 자기의 취향과 개성에 적합한 내용을 스스로 찾아서 읽을 수 있다.

그런 까닭에 독서는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행동이며 선택도 자유이고 책을 어떻게 읽는가에 대한 문제 또한 독자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독서에 객관적인 기준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현재 독자자신이 가지고 있는 수준일 것이다.

요즘처럼 인성의 부재가 만연해 있고 혼탁하고 복잡하게 사회가 회전되고 있는 시대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만 참된 삶의 의의와 가치를 찾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중요하다.

아울러 이런 생각을 만족시켜 주는 것들을 바로 책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 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올바르고 성숙한 인생관을 형성하기 위한 긍정적인 자세, 복잡하게 변해가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타협적인 자세, 그리고 인류를 위해 먼저 살다간 성현들의 생각과 행동에 대한 교훈을 너그럽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자세 등 여러 면에서 독서를 통해 우리의 생각을 고차원화시켜 아름답고 살맛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사고방식이 중요하다.

흔히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아이러니하게 이러저러한 이유들로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핑계를 대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허다하다.

하지만 올 가을엔 우리의 인생을 진지하게 돌아볼 수 있는 양서들을 통하여 소박한 가을의 전설을 엮어 보는 것은 어떨지 어디 한 번 헤아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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