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동욱교수 (충북도립대학 교수)

올 겨울은 너무 춥다. 일터마다 삭풍이 불어 직장에서 잘리면 애나 본다던 사람들이 진짜 집에서 애나 보게 되었다.
어디 직장뿐 인가. 자영업의 풍파도 마찬가지다. 학교 버스 타는 곳 앞 식당이 금년만 해도 4번째나 주인이 바뀌었다.
게다가 이제 년말인데 돈 들어 갈 곳은 많고 돈 없는 일반 서민들 숨 가쁜 한 숨 소리가 도처에서 들려온다.
그래 그런지 교회마다 설치해 놓은 크리스마스 전등이 사치스럽게까지 느껴진다.
하기사 지난주 주일예배 때 크리스마스 가까워진다고 ‘곧 오소서, 임마누엘’등의 찬송을 불렀는데 교회만 대강절 찬송을 한 것 같고 거리에는 캐롤 하나 안 들려온다.
먹고 살기 힘든데 캐롤이 귀에 들려 올 리 만무하다.
그래도 세상 돌아가는 걸 모르는 내 늦둥이 아들 두 놈은 산타할아버지에게 받고 싶은 것을 잔뜩 써 놓고 날마다 크리스마스 며칠 남았냐고 물어본다.
‘산타할아버지 부탁합니다’라는 글 밑에 평소 가지고 싶은 장난감을 잔뜩 써 놓았다.
하기사 세상 물정 모르는 것은 우리 애들 말고 호텔도 있다. 호텔마다 크리스마스 특집 패키지광고가 나오는데 하루 밤에 수십만원 하는 것 같다.
서민들 입장에서 몇십만원이면 한 달 생활비로 사용 가능할 정도인데 크리스마스 전야하루 밤에 수십만원을 사용한다는 것을 예수님도 기뻐하지 않으 실 것 같다.
기본 패키지요금이 이 돈이니까 여기에 각 자 부대비용으로 더 사용할 돈을 생각해 보면 상당히 큰돈을 크리스마스 전야에 사용하는 것 아닌가 싶다.
우리는 큰 맘 먹고 호텔 가봐야 커피숍정도에 머무르는 것이 전부인데 추운 겨울날 호텔 실내수영장에서 수영하는 모습을 보면 약 오르는 것을 넘어서 얄밉기 까지 하다.
사실 크리스마스를 호텔에서 지내는 것이 죄악은 아니다.
열심히 일해 돈 모아 호텔 이용한다는데 이걸 문제 삼아서도 안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괜시리 얄밉고 이런 분들이 일반 서민들 고통을 알아 줄까하고 물어 보면 모를 것 같다고들 대답할 것이다.
이런 느낌을 위정자들에게 갖는다.
국민들과 괴리가 느껴지며 국민들 고통은 눈에 안 보이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위를 마음껏 즐기는 위정자를 보면 호텔 크리스마스 패키지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또 다른 하나는 러브텔과 같은 마음을 갖고 있는 위정자들이다.
이 사람들은 러브호텔에 여성 데리고 가서 마음껏 농락하고 버리는 남자들처럼 선거 때 만 국민들을 엄청 위해줄 것처럼 마음껏 우리들을 농락하고 이후 국민들 고통은 쳐다도 안 보는 위정자들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예수님은 가장 낮고 낮은 말구유에서 태어나셨다. 누울 곳이 없어 말구유에서 태어나셨다.
위정자들 마음에 예수가 탄생 안 하는 것은 말구유처럼 한 없이 낮아지고 국민을 진정으로 섬기고자 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말구유의 마음이 없으니 국민들을 구원해 줄 정치가 펼쳐지질 않는다. 올 크리스마스, 말구유의 마음을 갖는 위정자들이 많이 탄생하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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