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희 충북대 교수

▲ 이장희씨

[충청일보]인간은 살아가기 위해 에너지를 확보하고 그 에너지를 어떻게 잘 경영하느냐가 중요하다.

인간이 모여 살게 되면서 사회를 형성했고 생존을 위해 국가를 만들었던 것이다.

초기 농경사회에서는 곡식을 익혀먹고 산을 개간하기 위해 불이 중요한 수단이자 도구였기에 불을 지배하는 자가 군림했던 것이다.

이후 구석기 신석기 시대를 지나고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철이 중요한 자원으로 등장하게 됐다.

이후 석탄중심의 산업혁명에 이어 후기산업사회를 거치고 산업화에 다른 주요 에너지원으로 석화연료가 발굴돼 석유에 의존하게 되면서 배럴당 단가가 세계경제를 좌우하는 변수가 됐다. 중동국가가 석유자원을 무기화하면서 1960년대부터 경제발전 성장의 원천이라 할 수 있는 석유자원확보에 국가의 운명을 걸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이때부터 사실상의 자원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많은 기업들도 미래의 먹거리로 꼽히던 자원개발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석유, 천연가스, 석탄, 철광석 같은 자원확보에 투자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원자재의 등락에 따라 부실의 근원이 되기도 했다.

많은 에너지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른 사업을 하지 않는 자원부국들은 에너지 보유만 믿고 재정을 운영하다 국가재정의 50%이상을 차지하게 되면서 의존도가 커져, 자원가격하락으로 인해 국가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역대 정권에서도 매번 자원확보를 위한 투자가 이어져 왔고 정치권의 개입으로 정권교체 후 비리사건으로 검찰수사라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러한 일은 우리나라의 해외자원 확보전략에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가가 크게 하락한 지금이 투자를 위한 최적기라고 볼 수 있다.

석유공사의 경우 영국 북해 캡틴광구 투자가 막대한 손실이 예상되므로 징계하라는 감사결과였지만 그대로 보유해 10년 뒤 약 3000억원의 이익을 내고 매각한 사례도 있다.

우리나라는 가격등락이 5년 이상의 장기사이클을 갖고 있고 에너지 해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그렇지만 우리는 정보부재로 비쌀 때는 사들이고 쌀 때는 팔게 되는 상황이 계속되므로 질타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좀 더 장기적인 측면에서 과감한 해외자원 투자로 노하우를 축적해 전략적으로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기존 철에 의존하던 경제구조가 최근에는 R&D 및 기술투자로 인해 신소재나 새로운 에너지 발굴이 계속 이슈화되고 있다.

독도를 둘러싸고, 그리고 제7광구 개발을 두고 발생되는 한일간 갈등 문제도 그 밑바탕에는 독도주변에 상당량 매장돼 있는 메탄하이드레이트를 놓고 벌이는 한판 승부 자원전쟁이다.

중국 일본의 공해상 충돌도 마찬가지이고, 미국이 새로운 에너지원인 세일가스를 개발하다 중단한 것도 석유가격을 하락시키고 미래 자원확보를 위한 정책적인 결단이다.

자원외교를 통해 나타나는 비리사건은 엄벌해야 마땅하지만 자원확보를 위한 국가와 기업의 활동이 위축돼서는 안된다.

국가아젠다 차원에서 큰 밑그림을 그려 과감한 해외투자를 전략적으로 접근해 자원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어야 국가 미래 100년이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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