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길 민주평통 충북지역회의 부의장] 70여 년의 세월 동안 헤어졌던 남북 이산가족들이 지난 20∼22일 있었던 1차 상봉에 이어 24일 2차 상봉을 했다. 분단 70여 년 동안 겨우 20차례 상봉이 이어지는 동안 점점 생존자들이  줄어들어 이제는 부모·자식의 만남보다는 형제·자매들의 상봉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

가을빛으로 곱게 물들었을 금강산도 어렵사리 맞이하게 된 이들의 만남과 그리움을 지켜보며 눈물로 숙연해졌을 것이라 여겨진다.

우리의 평화통일을 위해 그토록이나 열심히  뛰었다고 자부했던 필자가 어느 순간 자책 아닌 자책이 들었다고 먼저 고백을 해야겠다.

한민족 한가족이었을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어쩌면 이리 오랜 시간 동안 가족의 생사도 모른 채 살아가게 한 것은 과연 무엇이었던가 말이다.

서로 다른 이념과 이데올로기가 빚어낸 이 엄청난 슬픔을 묻어둔 채 우리는 과연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또 어디로 가기를 원하는지 알아야 하고 또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분명히 해야 한다.

우리의 통일 정책은 한결같이 '평화통일'이었다. 무력으로 정권 혹은 국토만이 합쳐지는 통일이 아닌 분단극복과 평화통일을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정권마다 수많은 통일 정책들로 통일의 기반을 삼으며 더 나은 방향으로 추진해왔었다.

통일을 누가 해야 하는가 말이다. 평화통일은 어느 정권의 책임만도 국가만이 해야 할 일이 아니다. 통일 문제와 관련된 쟁점에 대해 정부가 일방적으로 설명하거나 설득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대국민 화합을 불러일으키지도 못하고 국민적 합의 형성 또한 어렵다.

필자가 오랜 세월 통일정책을 실천해오며 지켜본 바로는,  새로운 민족정체성을 확립하고 문화적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통일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다수의 공감대를 얻기에 용이할 것이라는 결론이다.

생활현장에서 피부에 와닿는 실생활 중심의 통일운동을 전개해나감으로써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의식을 배양하고 통일 문제에 대한 입장 차이를 줄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우리 민주평통은 지역내 북한이탈주민의 정착을 실질적으로 돕고 이들의 문화적인 이질감을 없애고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게 하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앞으로 통일세대를 살아갈 청년들의 통일교육을 비롯해 여성들의 정책참여와 눈높이에 맞는 통일정책을 제시하고 이를 확장하도록 돕고 있다.

이처럼 민주평통 지역협의회,직능별 정책회의 등을 통해 생활밀착형 통일운동의 주제,방법,주체 등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를 수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야 한다.

얼마나 더 기다리면 우리 한반도에 서로 만나지 못해 눈물로 슬퍼하는 국민이 없게 될까. 서로 다른 이념과 문화적 차이로 차별과 소외감을 갖는 사람이 없게 되는 걸까.

필자는 두어달 남짓 남은 2015년이 참으로 아쉽고 애닮다.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을 맞아 통일 원년이 되기를 바라고 또 바라던 2015년이 아니었던가 말이다.

그래도 힘을 내고 다시 한번 외칠 것이다. "행복한 통일이여 오라!"

우리 대한민국이 하나 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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