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선 충북체육회 운영부장] 많은 사람들로부터 심한 원망과 욕을 먹는 때를 망신살 무지갯살 뻗치듯 하다고 한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스포츠 4대악 근절이라는 개혁의 칼날을 들이대고 체육계 여기저기서 환부가 드러나면서 보여진 우리나라 체육계가 바로 이 모습이 아니었나 싶다.

정부가 규정한 스포츠4대악이란 조직 사유화, 입시 비리, 승부조작·편파판정, 폭력·성폭력을 말한다. 지난 연말 발표된 정부의 스포츠 4대악 수사결과를 보면 수백건이 넘는 비리신고가 접수되었고, 공금횡령과 승부조작, 조직사유화 등 체육계가 마치 비리 백화점처럼 비쳐쳤다.

심판판정에 항의해 목숨을 끊는 일이 있었고, 임원이 십수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가 쇠고랑을 찼다. 우리 도에서도 잇단 체육단체비리가 적발됐는데 보조금 횡령으로 인하여 잇따라 사법처리되기도 했다.

과연 이런 바탕에서 훌륭한 선수들이 발굴되고 육성될 수 있을까 의심이 든다.

체육계 비리근절을 위하여 체육비리자에 대한 무관용원칙, 재정의 투명화, 학교운동부의 음성적 비용구조 양성화, 체육비리 전담수사기구 상시화 등 정부차원의 개선안이 마련됐다. 우리 도에서도 비리단체에 대하여 보조금중단 등의 조치를 세운 상태다.

어제 체육계비리근절을 위한 각계의 의견을 듣고 대안을 마련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충북체육포럼이 충북체육회와 공동으로‘체육계 비리 근절을 위해 마련한 것으로 체육계 현실과 비리예방 대책에 대하여 법조계와 도의회, 참여연대, 체육계 등이 각계가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도출했다.

비리발생의 주원인이 비리당사자의 보조금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지원주체의 사업별 관리소홀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앞으로 체육계가 신뢰받는 조직문화를 구현하고 보조금 사용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한층 제고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는 이들이 많았다.

클린 스포츠를 기치로 내걸고 체육계 비리의 사전 예방과 보조금의 올바른 집행·정산 등 체육계 청렴 문화의 조성을 위해 그동안 체육단체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선수와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스포츠인권교육 등이 지속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체육계가 각종 부조리를 털고 보다 발전적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힘을 합쳐야 할 시점에서 이같은 움직임들은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선수들의 희망이 꺾이게 하거나, 스포츠 정신이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체육인의 자긍심과 명예가 상처받는 일도 생겨서는 안 될 것이다.

개혁은 이미 시작됐고 그 필요성에 대한 모두의 공감이 형성됐다. 체육단체통합과 2017년 전국체전개최 앞두고 있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등 스포츠를 향한 국민의 기대가 크다.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것은 체육계의 몫이다. 이제는 체육계가 스스로 변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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