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대 중원대 초빙교수] 요즘 뉴스를 보면 '욱~!'해서 일을 저질렀다는 얘기가 거의 매일 방송이나 신문에 오르내린다. 참지 못하고 삼단봉을 불특정인에게 휘두르고, 폭행하고 심지어 살인까지 저지르는 끔찍한 분노사건이 줄을 잇는다.

전문가들은 '분노조절능력'이 부족해서 발생되는 사건이라고 한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많이 나오다 보니 과거에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만 회자되던 용어가 이제는 일반 국민들도 분노조절능력이란 말을 흔하게 사용할 정도로 우리 사회가 변환점을 맞고 있다.

(분노가 넘실대는 사회)

전모씨(51)는 최근 말로만 듣던 보복운전의 가해자·피해자를 동시에 경험 했다고 한다. 청주시 외각도로에서 차선 변경을 하던 중 사각 지대에 있던 옆 차를 보지 못한게 화근이었다. 진로를 방해받은 옆차는 요란하게 경적을 울리며 전씨차 앞으로 무리하게 끼어들면서 급정거를 했고, 너무 놀라고 화가 난 전씨도 이성을 잃고 차를 몰아 옆차와 똑 같은 보복 운전을 했다.

순간적인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충동적으로 저지르는 '욱! 사건'이 갈수록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30대 젊은층의 경우 이같은 '분노조절장애'가 도를 넘어서면서 새로운 한국의 사회문제로 급부상 하는 추세다. 최근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살인 폭력 강도 절도' 등 중대 범죄 중 홧김에 저지르는 분노조절과의 연계범죄가 40%에 달한다는 집계다.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국가 중 1위를 기록 중인 한국의 자살도 분노를 자신에게 저지르는 범죄다. 유럽, 미국의 경우 자살의 80%가 미리 준비해 이뤄지는 '계획자살' 이다. 그러나 우리 한국은 홧김 또는 충동사살이 대부분이다. 도로위의 살인 흉기로 등장한 보복운전의 경우 경찰청 집계에 의하면 지난 8월 한달간 전국에서 집중단속을 벌인 결과 총 273건 280명을 검거 했다. 이는 6~7월 단속(125명 검거) 보다 무려 175%가 증가한 수치다.

(후회할 짓 마라)

분노조절은 감정 조절의 문제다. 감정이 정체가 되면 언젠가 터져서 원치 않는 생각과 행동으로 옮긴다. 즉 악 감정이 쌓이면 언젠가 다른 곳(대상)에서 터질 수 있다. 학교에서 폭력 행위로 보호자를 호출하면 그 부모에게도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감정의 원인을 알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이 분노조절 해법은 개인별 관리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치료시스템 등의 사회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 그리고 개인이 느끼는 불만·불안·분노의 뿌리는 사회적 요인인 경우가 대부분으로 구조적 해법 마련도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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