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안상윤 건양대 병원경영학과 교수

[제공=안상윤 건양대 병원경영학과 교수] 리더가 한때 뛰어난 업적을 달성한 경험이 있다고 해서 영원히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리더십 환경은 수시로 변하는데 반해 리더들은 몇 번 성공한 전략을 잘 바꾸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리더십을 둘러싸고 있는 주요 환경은 대중과의 관계, 과업의 속성 및 지위권력으로 이뤄진다. 훌륭한 리더는 이 세 가지 환경의 변화와 수준을 정확하게 계산하면서 리더십의 강약을 조절할 줄 안다.

하지만, 일정기간 성공을 경험한 리더들은 장기집권에 도취해 환경 영향의 중요성을 잊거나 무시하고 주관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함으로써 실패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21세기에 접어들어 리더십을 실패로 이끄는 첫 번째 요인은 대중의 속성이 과거와는 너무 다르게 변한 것을 잘 읽지 못하는 것이다.

현대의 대중은 자존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과 주변의 명품성을 추구한다. 이러한 경향은 공급자들이 대량생산을 통해 가격을 낮춰 대중들이 쉽게 접근하도록 하면서도 개인 각자의 높은 브랜드 가치를 인정함으로써 자부심과 만족감을 높여주려고 노력한 결과이다.

자본주의적 생산과 판매과정을 꿰뚫어볼 수 있게 된 대중은 자신이 바로 브랜드이자 명품이라는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실 자신들의 명품성을 유지하기 위해 상당한 돈을 투자하기도 한다.

그러나 돈을 무작정 쓰기보다는 시장이 자신들의 사회·경제적 욕구에 부응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21세기 대중을 규정하는 특징 중의 하나는, 그들 각자가 그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식견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그것을 배경으로 능동적이고 독립적으로 행동한다. 종속적이고 수동적인 상황을 용납하지 않으려고 한다. 다수의 권위주의적 리더들은 이러한 대중성의 변화를 간파하지 못함으로써 종종 집단적 반발을 불러와 몰락하곤 한다. 

리더십이 실패하는 두 번째 이유는 과업특성의 변화를 읽지 못하는 경우이다. 조직에서 이뤄지는 모든 과업은 물리적 요소, 행동적 요소, 환경적 요소의 결합이다.

이 세 가지 요소 중에서 한 가지를 놓치거나 조화를 이뤄내지 못함으로써 리더십 발휘에 실패한다.

예를 들어, 첨단장비가 들어오면 행동의 중심점은 당연히 손발로부터 머리로 옮겨져야 한다. 이때 리더는 조직을 지식경영체제로 전환시키고 유연성을 보장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

그러나 부하들이 손과 발을 많이 놀려야 일을 제대로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리더들은 여전히 장시간의 육체노동을 장려함으로써 오히려 생산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결국 지식경영의 기반인 학습조직을 만들어내지 못함으로 경쟁에서 뒤지게 된다.

세 번째로 어리석은 리더들은 자신의 지위권력의 변화를 읽지 못해서 실패한다. 지위권력의 수준은 영원불변이 아니다. 그것은 대중의 인식에 따라 바뀐다. 대중이 무식하고 수동적이면 독재자도 훌륭한 리더로 인식된다.

그러나 대중의 식견이 뛰어날수록 수평의식을 가지고 대중 속으로 파고들 줄 알아야 뛰어난 리더로 인식된다. 오늘날 엘리트 대중의 시대 속에서 성공하는 리더십은 대중 속으로 파고들어 그들과 함께 할 줄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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