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희 수필가·前 진천군의원

[제공=김윤희 수필가·前 진천군의원] 모처럼 생기로운 기운을 접했다. 공무원 동아리발표대회 현장에서이다.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도전이 시작되는 곳, 공무원 연구동아리 10개 팀의 열정과 노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며 야심차게 자리를 마련하고 평가를 해 달라는 요청이다.

신선하고 기운 나는 일이다. 그동안 '공무원'하면 전형적인 사고의 틀 안에 갇혀 획일적으로 일해 가는 것으로 인식돼 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조직사회에서 어느 해부터인가 자율적인 연구동아리를 결성해 지역사회와 연계한 군정 발전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해 얻어진 결과를 발표 한다는 것이다. 발상 자체가 한발 앞선 의식이다.

공무원이 군정 발전을 위해 일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 수 있지만, 기존 진행되는 일상 업무 이외 또 다른 시간과 열정을 쏟아 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벌써 여러 해째 이 일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2007년부터 시작 됐다하니 올해로 8년째가 되는가 보다. 참여한 회원들은 물론이지만 직접 참여하지 않았던 직원들도 누구나 한두 번쯤 우리지역의 발전 방안에 대한 생각을 안 해볼 수 없을 만큼 영향은 컸으리라.

군 의원으로 재직해 있을 때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던 사항이다. 해마다 분위기는 약간씩 다르지만 분명한 건 젊은 공무원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자기주장에 거침없이 의사표현을 하는 것에서 역동이 느껴진다.

미래로의 발전 가능성이 무한함이다. 동아리 구성원들의 독창적인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도전의식이 생기기도 하고 좀 더 좋은 발전 방향에 대해 고민의 공감대가 형성됨을 느낀다.

직원 상하 간, 남녀 간, 격의 없이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짜내고 발로 뛰며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이 눈에 훤히 보인다.

동아리를 결성해서 하나의 과제를 정하고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을 거치는 동안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

사랑은 관심에서 비롯된다.

'자세히 봐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詩)다. '풀꽃'은 학교 교장으로 있던 시인이  아이들에게 들려주던 말이다. 단 3줄로 이루어진 시가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것은 그만큼 공감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연구발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얻어 인센티브를 받게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장 분위기, 사회 분위기를 어떠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느냐, 어떠한 공감대를 형성해 가느냐가 더 중요하리라 본다.

우리 진천군은 현재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직면해 있다.

내년 4월 선거 때까지는 군수 공백에 부군수가 권한대행을 해 나가야 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능력이 있다 해도 두 바퀴로 굴러야 할 수레가 한 바퀴로 가려면 얼마나 힘이 들겠는가.

부군수의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연구동아리 발표에서 보여줬던 그 동력으로 주민들의 힘을 모아야 한다. 지역을 발전시키고, 키워가는 것은 결국 주민들의 관심과 사랑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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