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안용주 선문대 교수

[제공=안용주 선문대 교수] '회상(回想)'이라는 단어는 웃음과 슬픔이 동시에 존재하는 야누스의 얼굴이다.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한 순간에 잿더미로 만든 파리테러에서는 132명의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형제자매들이 사랑하는 가족에게 한 마디 작별도 고하지 못한 채 진한 그리움을 남긴 빈자리를 만들고 떠나갔다.

떠올리기조차 끔찍한 14년 전의 뉴욕에서는 3500여 명의 고귀한 목숨이 애절한 몇 마디 사연을 남기고 사랑하는 사람의 곁을 의도치 않게 떠나야 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테러로 인해 떠나간 사람 그리고 남겨진 사람…

사회라는 말은 라틴어 societas에서 온 말로 동료, 동업자 관계를 포함한 친근한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에서 유래됐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평화'로워야 할 모두의 일상이 움직여지는 '사회'가 '전장(戰場)으로 묘사되기 시작했고, 학교도 국가도 이 전장(戰場)에서 살아남기 위한 서바이벌을 가르치고 권장(勸奬))하기 시작했다. 생존(生存)이 목표가 돼버린 것이다.

삶의 질을 회상할 수 있는 자료가 발표됐다. 국민여가활동조사(문화체육관광부, 2014)보고서가 그것이다.

한국인의 여가활동은 휴식활동(62.2%)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취미오락활동(21.1%)으로 집계됐는데, 가장 놀라운 사실은 휴식활동의 내용이다. TV시청(76.6%)이 1위로 이는 조사를 시작한 2006년(68.3%) 잡담,통화(23.6%)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삶의 질(QOL)은 시대와 개인에 따라 상대적이긴 하지만 '만족스러운 삶'과 대체될 수 있다.

OECD가 발표한 한국의 행복지수(BLI)는 36개국 가운데 27위로 하위권이다. 심각한 것은 환경, 일과 생활의 균형, 건강, 삶의 만족도에서 하위는 물론 공동체지수(1.6)는 34위로 나타났고, 일과 생활의 균형지수(5.0)는 33위를 기록했다. 

잘 산다는 것은 역설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다.

칼 필레머교수가 65세 이상 1500명에게 물었다. 당신의 삶을 회상했을 때 가장 후회하는 점은 무엇인가?

그들은 '시간'을 가장 소중한 자원이라고 답하며,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 일어난다고 해도 우리가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상황에 대해 고민한다는 것은 '가장 귀중한 자원을 낭비하는 것'이다.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은 좋은 일이긴 하지만 '하루의 일만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오늘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사랑한다' 말하고, '고맙다' 말하고, 조용히 손을 내밀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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