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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의 성공 조건
안상윤  |  news@ccdail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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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12.22  15: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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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상윤 건양대학교 병원관리학과 교수

이명박 정부의 과거 정권 이념에 대한 세탁작업이 가속도를 내고 있다. 각종 조직의 수장들에 대한 물갈이가 끝나자 정부정책의 실질적 기획 및 추진 책임자격인 1급 공무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교체작업에 들어갔다.
정부는 시간이 지나도 상황은 좋아지지 않고 국민의 신뢰회복도 어렵게 돌아가자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인적쇄신에 돌입한 듯 싶다.
고위공무원 숙청은 최근 대통령이 공무원 조직에 대하여 갑갑함을 토로한 것과 맥을 같이 하고 있어 이번 특단의 조치로 과연 공무원 조직이 거듭날지가 주목된다. 또 한편으로는 이제부터 이명박 정부의 철학과 의도대로 시장중심의 개혁과 경제회복이 이루어질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이다.
혁신은 기본적으로 과거와의 신속한 단절을 의미한다. 즉, 기존의 낡은 원칙과 절차를 가장 빠른 시간에 폐기하고 새로운 것으로 대체함으로써 부가가치를 극대화시켜 생존을 보장받자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삶이나 제도는 모두 역사적 연속선상에 있고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가치관이나 문화 또한 강력한 지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과거와의 단절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혁신의 주체나 대상이 사람인 이상 그 성공률은 매우 낮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하여 인적 쇄신을 단행하는 것은 혁신의 공식으로 볼 때 당연한 것이다.
오바마가 '변화'를 내걸고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듯이 일상에 지친 대부분의 사람들은 뭔가 새로운 것을 바란다. 때문에 많은 사회나 조직은 생존을 위하여 혁신에 매달리게 된다.
그 결과 혁신하지 않는 것은 퇴보이자 파멸이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강하게 자리잡게 되었다. 그러나 혁신에 어떤 법칙이 있는 것이 아니다보니 혁신을 추구하는 리더들의 고민은 클 수밖에 없다. 남이 좋다는 혁신기법을 시도해보지만, 이질적인 사회나 조직에 잘 맞지도 않을뿐더러 시간만 낭비만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사이에 조직은 혼란스러워지고 멍들게 된다.
사람 사는 사회에서 혁신의 성공을 방해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과거의 관행과 습관이다. 묵은 제도와 그것에 길들여진 인간의식과 행동은 현실에서 늘 혁신의 작동에 제동을 건다.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남보다 먼저 시도하여 전보다 더 큰 부가가치를 산출해내야 한다. 그러나 어느 조직이든지 낡은 생각과 작업방식에 대한 고집은 늘 혁신의 발목을 잡는다.
때문에 혁신은 현상의 타파라는 도발성을 지니게 된다. 현상타파란 새로운 것을 도입하기 위하여 낡고 쓸모없는 것들을 체계적으로 버리는 것이다. 이것은 폐기학습으로 마치 모든 생물 유기체들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항상 묵은 것을 몸 밖으로 내보내고 신선한 것들을 체계적으로 흡수해야 하는 것과 같다. 조직이나 사회도 새로운 것을 접목하기 위해서는 묵은 것들을 반드시 폐기시킬 것이 요구된다.
묵은 것 위에 새것을 얹어봐야 희석되어 빛이 나질 않는다. 묵은 것이 존재하는 가운데 새 것이 들어오면 갈등만 더 키워서 몰락의 길로 인도되는 경우가 많다. 작금에 추진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과거 정권의 이념 씻어내기 작업은 혁신의 관점에서 볼 때 정당성을 갖는다. 새로운 것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공간이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혁신과 숙정작업은 최대한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인간은 관성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지난 것의 폐기에는 고통이 수반된다.
개혁이 지연되면 고통이 커져서 반동이 일어나고 혼란이 지배하게 된다. 따라서 전광석화처럼 개혁을 이루어내지 못하면 과거와의 타협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개혁이 장기전으로 가야 한다면, 설득을 통한 침투와 확산에 의한 폐기학습이 오히려 효과적이다. 그것은 다음 기회를 기약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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