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07년 6월 12일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를 정하기 위한 경선전의 막이 올랐다.

유력 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어제 후보 등록을 마치고 선거전에 들어갔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라 당내 경선후보로 등록한 순간, 그 당을 떠나서는 어떤 형태로든 대선에 나설 수 없다. 따라서 경선전은 배수의 진을 친, 사활을 건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전시장과 박 전 대표는 한 목소리로 '아름다운 경선'을 약속했다. 하지만 후보 등록도하기 전부터 양측 간에 오간 진흙탕 검증 공방을 생각하면 미덥지 못하다.

공식 선거전이 시작되면 검증 공방은 더 치열해질 게 뻔하다. 갈등과 대립이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과연 서로가 금도를 지키는 공정 경선이 이뤄질 것인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러니 분열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다. 경선과정에서의 앙금으로 말로는 승복한다면서도 실제로는 본선 선거운동에 비협조적으로 나올 수도 있다. 사실상 분열이나 마찬가지다.

최악의 시나리오도 있다. 누군가 불공정 경선을 명분으로 당을 뛰쳐나가 다른 후보를 지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검증은 철저히 하되 감정적 공방은 피해야 하는 이유다.

철저한 검증을 이유로 상대방에게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혀서는 곤란하다. 특히 공방이 위험수위를 넘어 후보 간에 도저히 함께 갈 수 없다는 인식을 갖게 하는 극단적인 상황이 생겨서도 안 될 것이다.

예선은 말 그대로 예선이다. 예선에서 이긴 들 본선에서 진다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본선을 고려하지 않는 '더러운 싸움'은 서로에게 손해일 뿐이다.

따라서 선거전은 정책위주의 경쟁이 바람직하다. 의혹은 당 검증위에 맡기는 것이 옳다. 후보 측에서 직접 검증이라는 명분으로 여과되지 않은 설(說)을 언론에 흘려 '여론 검증'을 하려는 것은 옳지 않다.

국민들이 근거 없는 공세에 혹하거나 어물쩍 해명에 고개를 끄덕일것으로 생각하면 착각이다.아름다운 경선,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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