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장중식 기자

▲대전 = 장중식 기자
'충남대 사태' 해결의 첫 단추로 꼽혔던 양현수 총장이 검찰 소환에 불응했다.그 이유는 간단했다.

'심한 우울증으로 인한 입원'.

11일 오전, 양 총장의 법률대리인 자격으로 출석한 변호사는 "자신을 도와 준 교수 뿐만 아니라 주변 교수들까지 줄줄이 검찰조사를받게되면서 우울증이 왔다"고 부연했다.

업무복귀를 강행하면서 출근해 교무처장과 학생처장 등을 전격 경질한 지 열흘만에 나온 말이다.

그토록 단호했던 양 총장이 돌연, 우울증에 걸려 검찰에 출석할 수 없다는 말을 믿을 만한 사람은 얼마일까.

속내야 어쨌든, 학내분규로까지 비화된 충남대 사태의 1차 책임은 수장인 총장에 있다.

그 발단이 어디에 있었든 모든 책임은 그 수장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몰랐을까.

사법적 책임이야 접어두고라도 도의적인 책임조차 회피하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물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이번 사태에 대해 충남대 소속원은 그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교수와 직원 모두는 '자정'과 '단합'을 강조했다.

사태가 불거지면서 일부 교수들의 '외유성 골프'가 등장, 찬물을 끼얹기는 했지만 그 또한 '오얏나무 아래서 갓 끈 고쳐맨 것'으로 넘어갔다.
문제는 '결자해지'라는 자세가 실종된데 있다.

자진사퇴 결정 당시만 하더라도 모두는 침울했다. 긴급소집된 학무회의 때도 그랬다.참석했던 '탄핵교수'들 조차 얼굴이 벌개질 정도로 미안함을 감추질 못했다.

이제는 그 미안함도 없는 모양이다.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일성으로 사퇴용단을 내렸던 양 총장의 용단조차 빛 바랜 시간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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