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도, 인터넷도 없던 그 시절 우리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을까”요즘 남녀노소 불문하고 인기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응답하라1988’에서 어른이 된 덕선이의 대사입니다.

비록 서울 쌍문동 주민은 아니었어도,주인공과 똑같은 나이가 아니어도‘응답하라1988’은 우리가 각자 지나온 한 때,그 1980년대를 정겹고 애틋한 시선으로 돌아보게 합니다.

이 드라마의 주 배경은 의정부 세트장과 인천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청주에도 그에 못지않게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많은데요.
그래서 가정해보았습니다.‘청주에서 응답하라1988을 찍는다면?’ 하고 말이죠~

첫 번째 추억의 장소는 ‘서문우동’입니다.이 가게는 저도 어릴 적 엄마 손을 잡고 온 기억이 납니다.

1962년 가게문을 열어 현재 3대째 운영 중입니다.
지금은 카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지만 그 시절엔 제과점과 분식점이 만남의 장소였습니다.

주인 양경임 씨는 세대가 변해도 꾸준히 찾아오는 손님을 보며 이렇게 말합니다.
“저희도 3대째이고 손님도 3대째에요. 여고생이던 손님이 어느덧 엄마가 되어 아이 손을 잡고 찾아와주시는 모습을 보면 감회가 남다르죠. 지역 명소로서 자부심도 느끼며 즐겁게 일하고 있어요.”

유럽의 노천카페를 연상케 하는 LP카페 ‘오래된 음악’입니다.

서랍 깊숙이 묵혀둔 사진첩이나 일기장을 다시 들추는 기분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요.
벽면을 가득 채운 LP판, 영화 포스터 삽화, 파란색 공중전화, 경양식집에서 볼 수 있었던 소파 등...가게 곳곳에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있는 물건들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심재중 씨는 지난 1996년 이곳에서 카페를 시작해 20년 동안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오래두면 돈이 되겠단 생각으로 물건을 모았으면 카페를 안했겠죠. 존재하는 모든 것에 다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저에게는 이 오랜 물건과 LP가 장식품이 아닌 거죠. 가끔 옛날 손님들이 생각나서 찾아와주시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분들이 ‘오래해주셔서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힘도 나요. 무언가를 오래 한다는 건 분명 의미 있는 일이에요”

드마에 등장한 그 많은 추억의 장소 중에서 이웃 간 정이 켜켜이 쌓여있는
그래서 특히 반가운 것 중 하나, '골목'입니다.
모충동에 있는 골목가.
삐뚤빼뚤한 길과 사자모양 문고리가 걸린 대문이 정겹습니다.

여러분도 오늘 소개해드린 장소를 돌아보며 타임머신처럼 그 시절 추억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취재/천정훈·서한솔 기자
사진/천정훈·서한솔 기자
제작/천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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