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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도시에게 무엇을 바라는가?
황재훈  |  news@ccdail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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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12.25  13:5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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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재훈교수

인류역사에서 우리 인간은 다양한 정주활동을 통해 정치사회적 집단의 영역을 의미하는 도시라는 공간을 일구어 왔고 이는 최초의 방어적이고 혈연적 기능에서 출발한 단순한 성격에서 복합적이고 기계적 성격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는 오늘날의 도시가 인간보행과 느림이라는 약자보다는 자동차와 같은 빠른 이동성을 추구하는 강자중심으로, 산과 물 그리고 전원적 초원의 자연성보다는 빽빽한 건물 숲과 콘크리트재료의 인공성 중심으로,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중시하고 가족과 이웃과의 공동체 의식에서 출발하는 관습문화적 삶의 가치보다는 투자가치와 효율성을 근거로 하는 경제적 가치중심으로 변모해버려 도시가 원래부터 가지는 넉넉한 인간중심의 모듬살이가 배제된 삶의 현장으로 우리 곁을 에워싸고 있다.
특히 급속한 경제성장과 외국도시환경문화의 급속한 유입은 우리가 가지고 있던 고유한 도시의 색깔마저 덧칠해버려 마치 회색 물감으로 뿌린 듯한 공간속에서 짧은 기간동안이지만 마치 오래전부터 살아온 것처럼 빠르게 익숙해지면서 감각 없이 살고 있다. 그래서 유명한 도시학자 멈포드(mumford)는 현대의 도시는 몸은 있지만 마음이 없는 삶의 영역이라고 표현하면서 선조들의 손때 묻은 전통과 관습, 그리고 이를 당연스럽게 여기는 마음의 여유와 편안한 거리의 풍경을 아쉬워하며 쓴 글을 기억하고 있다.
이는 현재의 편리함과 효율성에 집착한 나머지 인간보다는 차량, 곡선보다는 직선, 환경보다는 건조물에 가치를 두어 결과적으로 편안함과 아우러짐을 소홀하게 여기게 되었다.
이런 현재의 '마음이 없는 도시'에 대한 바램은 아주 단순하다. 우리의 정주환경을 예전처럼 다시 인간에게 돌려 달라는 것이다. 마음대로 걸을 수 있고 걸으면서 편안한 그리고 그 속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여 다양한 삶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모듬살이의 터를 의미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 제언으로 첫째, 모든 도시의 건물과 공간은 인간척도(human scale)와 눈높이에 맞추어져야 한다. 지나가는 차량이나 비행기에서 보는 도시가 아닌 인간이 편하게 느끼는 인체규모를 바탕으로 이루어짐을 의미하는 것으로 초고층 아파트나 대규모 복합시설처럼 심리적, 시각적 위압감으로 배타적인 것보다는 작지만 주제가 있고 얘깃거리가 있는 참여적인 공간이 필요하다. 둘째는 도시의 모습이 자연스러운 형태와 모습 이여야 한다. 효용성을 강조한 직선적 느낌, 경제성을 강조한 획일적 건축물은 얼굴이 없는 도시의 전형적 표상일 뿐이다. 따라서 지형에 순응하고 주변의 형태와 시각적인 조화를 이루면서 마치 물이 흘러가는 공간의 구조와 형태를 의미한다. 우리는 이러한 도시에서 지역과 공간에 얽인 다양하고도 재미있는 이야기거리를 접할 수 있게 된다.
셋째, 도시의 주인이 인간이란 분명한 인식전환과 함께 이들이 어디든지 쉽게 그리고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보행성 확보와 여기서부터 사회성이 시작될 수 있도록 광장과 공원 그리고 편리한 가로시설물 들을 통한 여러 계층의 만남과 소통의 장을 제공하여야 한다.
특히 요즈음과 같은 소통부재시대에서는 무엇보다도 만남과 어울림의 장소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보행자를 위한 다양한 배려는 도시의 존재적 가치를 판단하는 척도로 전문가에 의한 계획을 행정에서 단계별로 추진하고 사용하는 시민들이 계획된 의도대로 활용하고 관리하는 자세가 아울러 필요하다. 이렇게 마음이 없는 도시에 인간성을 불어넣을 때 비로소 더불어 사는 모듬살이, 함께 가꾸는 모듬살이, 그리고 즐기는 모듬살이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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