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제작=천정훈·박지영 기자 ]작은 문화센터교실에서 아름다운 선율이 울려 퍼집니다. 소리의 주인공은 은빛소리봉사단.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들이 악기 연주에 한창입니다.

지난 6월 청주 최초 노인음악봉사단이 만들어졌습니다. 60대부터 80대로 구성된 20여 명의 단원들. 최고령인 83세 어르신부터 갑상선암에 투병하는 분, 장애가 있는 분, 군악대 출신 등 다양합니다.

아코디언과 우크렐레, 크로마하프의 3개의 악기반 어르신들은 저마다 출중한 연주 실력을 뽐냅니다.

 "‘은빛소리음악봉사단’은 어르신들의 뜻으로 탄생했어요. 어렵게 배운 연주를 지역 곳곳에 되돌려주자는 어르신들의 소망이 담겨있죠. 저는 봉사단이 체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기획자 역할을 맡았어요."
이영미 (57세·은빛소리봉사단 기획자)


시작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부족한 악기와 제대로 된 연습실도 없는 열악한 환경이었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점은 어르신들이 연주 할 수 있는 연습 공간이 없다는 점이에요. 지금은 주민센터를 빌려서 이용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용할 수 있을지 불안해요. 또 고령의 나이다 보니 무거운 악기와 공연에 필요한 물품 운반도 어려움이 있어요. 하지만 음악을 통한 행복바이러스 전파를 위해 노력할거에요. 어르신들이 마음 놓고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 돼 좋은 음악을 지역 곳곳에 들려주고 싶어요.
이영미 (57세·은빛소리봉사단 기획자)


어르신들의 열정은 누구보다도 뜨거웠습니다. 짧은 수업 시간 이지만 하루도 빼놓지 않은 연습으로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 냈습니다.

“음악을 참 좋아해요. 갑상선 수술 후에는 거의 목소리가 안 나왔어요. 예전에 꾀꼬리 같은 목소리는 아니지만 우크렐레 연주를 통해 나 자신을 위로 받는 기분이에요. 봉사를 통해 소외된 이웃을 위로하고 거기서 얻는 기쁨을 통해 행복을 느끼죠.
”최강자 (72세·복대동) /우크렐레 4년차 /갑상선암 투병


“은빛소리봉사단의 최고령 단원이에요. 나이가 들면서 취미생활로 시작한 아코디언이 지금은 6년차 베테랑 연주자랍니다. 아코디언은 참 재미있는 악기에요. 음악을 통해 제 삶의 활력을 되찾았어요.
"이갑식 (84세·탑동) /아코디언 6년차 / 전직 교장선생님 / 최고령 단원.


창단 6개월 만에 노인요양원과 전국농촌마당극축제 등 21번의 공연 봉사를 통해 따뜻함을 선물했습니다.

인생 백세시대라 불리는 요즘. 어르신들의 제2의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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