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충청일보 이득수기자] 인천 연수구에서 내년 총선 출마를 선언한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의 출마 선언문이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지난 4월 교섭단체대표 연설문과 유사해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민 예비후보는 지난 15일 발표한 출마 선언문에서 "그동안 저는 '왜 정치를 하려고 하는가 라는 기본 명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매일 스스로에게 질문했습니다"라고 말해 유 전 원내대표의 연설문 속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저는 매일 이 질문을 저 자신에게 던집니다"라는 구절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저는 삶의 무게에 신음하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도전을 하고 싶습니다"라는 구절도 유 전 원내대표의 "저는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고 싶었습니다"라는 문장과 닮았다.

민 예비후보는 또 "제가 꿈꾸는 건강한 삶이란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면 인정받고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제가 꿈꾸는 보수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 흘려 노력하는 보수"라고 한 유 전 원내대표의 연설문 문장과 유사하다.

'연설문 표절' 논란이 일자 정치권에서는 "진박(眞朴·진짜 친박)으로 분류되는 민 예비후보가 박근혜 대통령을 배신한 것 아니냐"는 추측에서부터 "연설문을 쓴 보좌진의 실수일 것"이라는 관측까지 다양한 반응들이 나돌았다.

이에 대해 민 예비후보는 "유 의원님의 연설문과 유사한 부분들이 있다는 사실은 이번에 알게 됐다"면서 "표현이 유사한 점이 있었지만, 출마선언문의 내용은 전적으로 제 정치적 포부와 각오를 담은 것이다. 있는 그대로 봐 주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