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성혜 한국교원대 교수.

[백성혜 한국교원대 교수]우리는 대부분 고정관념을 버려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고정관념을 가지지 않고 세상을 살아가기는 쉽지 않다.

학벌이 좋으면 머리가 좋을 것이라는 고정관념, 일 년에 직장을 서너 번 옮겨 다녔으면 인성에 문제가 있고 인내심이 부족한 사람일 것이라는 고정관념 등 세상에는 많은 고정관념이 있다.

하지만 이를 버리면 사람을 선택할 기준이 없기 때문에 너무나 많은 시행착오를 해서 낭비가 더 클 수 있다.

결국 고정관념은 시간과 돈 등의 투자에서 효율을 최대한 높이기 위한 구두쇠 전략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구두쇠도 돈을 아끼다가 더 큰 일을 놓칠 수 있듯이, 고정관념 때문에 정말 소중한 인재를 놓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과거에는 구두쇠 전략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불편하지 않았다. 그런데 요즈음은 하도 세상이 바뀌다보니, 그런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이제 구두쇠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내 친구 중에는 고등학교만 나왔지만 굉장히 똑똑해서 직장을 다니다가 그만두고 대학을 나온 사람보다 돈도 더 많이 벌고, 교수도 된 사람이 있다.

고졸 출신의 대학교수. 대학을 나와야 교수가 된다는 고정관념을 시원하게 깨버린 것이다.

충북은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바다가 없는 도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바다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바다를 보려면 먼 길을 떠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해양과학관은 당연히 바다가 있는 부산이나 서산에 세워졌다.

하지만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충북에 우리나라 최대의 해양과학관이 세워져야 한다는 주장을 들었을 때 나는 깨지 못한 내 고정관념을 또 한 번 보게 되었다.

부산이나 서산 사람들은 태어나면서 오랫동안 바다를 누릴 혜택을 가지지만, 유일한 내륙 지방이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해양과학관이 세워져 충북의 초, 중, 고등학교 학생들이 바다와 관련된 지식을 쌓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의 반전이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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