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손광섭 광진건설회장·청주건설박물관 관장

3대째 건설업을 하고 있다. 꼼꼼하며 매사에 열성이다. 더불어 사는데 인색하지 않다. 다양한 분야에 일가견을 이뤘다. 지혜가 따르고 노력이 뒷받침 해주고 있다. 삶은 이런 것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알려주고 있다.
사회봉사, 우리것에 대한 소중함을 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가 돈의 노예가 된 상황에서 의미 하는 바가 크다. 땀을 흘려서 돈을 벌되 이를 어떻게 써야 하는가 보여주고 있다. 대가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가치 있다고 생각하면 실행한다. 젊은이 못지 않은 열성을 갖고 있다.
손광섭(66·사진)광진건설합자회사 회장 겸 청주건설박물관장은 남다른 데가 많다. 흔히 건설업자들은 딱딱하고 돈 만을 쫓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그렇지 않다. 올해 수주를 한 건도 하지 못했으나 개의치 않는다.
손 회장은 문화를 사랑한다. 청주는 물론 우리나라 문화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문화가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건설도 정신과 문화가 따라야 한다고 본다. 그러면 부실공사도 없고 후대에 길이 남을 작품이 탄생한다는 것이다. 혼이 깃든 건설문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광진건설은 청주에 기반을 둔 회사이지만 사회공헌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견줄만 하다. 크기가 문제가 아니라 역할과 정신,자세는 으뜸이다.
손 회장은 지난 2001년 3월 우리나라 최초로 건설박물관을 개관 했다. 누구도 생각하고 실행하지 못한 획기적인 일이었다. 회사 건물 3,4층 350여 ㎡에 마련한 박물관은 각종 건설관련 연장과 유물,자료등 20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손 회장이 회사를 운영하며 수십년간 쓰던 것은 물론 전국,세계를 오가며 모은 것들이다. 돈으로 계산할 수 없다. 일제 강점기 건설공사 계약서,조선시대의 주춧돌,기와, 현장에서 쓰던 연장,대패,먹통,톱 등 공구들이 시대순으로 진열돼 있다. 이밖에 세계 100여개 나라를 여행하며 손수 모은 구조물과 유적 사진 등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박물관 건립은 사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연결되기도 했으나 무엇보다 남다른 관심과 열성 이다. 이는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한 것이다. 어찌보면 건설 박물관은 개인을 넘어 국가적인 자산이다.
건설박물관은 누구가 관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손 회장 선친은 1949년 건설업을 시작했다. 우리나라건설 1세대이다. 당시 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씨 등과 함께 건설업을 했다. 부친은 53세의 나이에 작고,손 회장은 25세의 나이에 가업을 잇게 됐다. 이제 40년의 세월이 흘렀다.
손 회장의 아들이 회사 대표를 맡고 있어 3대를 이어오고 있다. 손 회장은 건설 박물관을 후대에 귀중한 문화자원으로 남기기 위해 청주 외곽 부지에 새롭게 이전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럴 경우 향후 학생들의 교육의 장이나, 지역 문화 공간으로 꾸밀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새로운 건설박물관과 함께 손회장는 다리박물관도 함께 만들 생각이다. 돌다리는 손회장이 깊은 관심을 갖는 분야이다. 전국의 돌다리를 실제 형태의 크기로 만들겠다는 신념이다.
손회장의 돌다리에 대한 열정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 우리의 돌다리를 집대성한 '천년후 다시 다리를 건너다' 2편을 펴낸 것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5년전 환갑의 나이에 1편을 펴냈었다. 우리의 삶이 깃든 돌다리에 대한 그의 일가견은 누가나 쉽게 범접 할 수 없다.
1편에서는 송광사 삼청교에서 부터 안양 만안교까지 전국 곳곳의 다리들이 소개돼 있다. 2편에는 1편에서 소개하지 않은 목릉 금천교에서 제주 명월교와 명월대교까지 이어진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아 이름없는 다리를 사진과 함께 수록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있는 일로 의미가 크다. 다리는 선조들과 지금 우리들의 삶의 족적이며 하나의 예술이다.
이 책에는 실개천에 놓여 있는 돌다리 등이 정겹게 나와 있다. 세월 만큼 버텨온 숱한 이야기와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세상의 통로는 다리라는 개념이다. 인간의 지혜와 예술,가치가 고스란히 배어 있다. 서울 청계천 소망의 벽에는 이 책의 제목이 새겨져 있다.

손 회장은 이와함께 우리의 뿌리,정신에 대한 관심과 사회봉사도 대단하다. 수년전부터 중국 조선족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손 회장 등의 지원으로 열악한 환경의 중국 흑룡강성 녕안조선족소학교 화장실을 개선 했다. 이런 지원 사업은 수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충북지역 7개 초중학교와 중국 닝안시 조선족 학교간 자매결연의 초석을 다졌다. 손 회장은 중국의 조선족들이 비록 땅은 잃었지만 글과 언어,문화만은 지켜내야 한다는 생각이다.
손 회장의 광진건설은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8월 조사, 발표한 건설기업의 사회공헌에서 국내 굴지의 대우건설,삼성물산,대림산업,현대건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시공능력 1284위(전국 1만 2000여개)의 중소건설업체로는 놀라운 평가이다.
손 회장은 자동차가 없다. 6년 전부터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닌다. 자가용이 없어도 불편함이 없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부인 정순아씨(62)와 아들 인석(38),창완씨(36) 형제를 두고 있다. 부부는 교회일에도 열성이다.
큰 아들은 제18대 한나라당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사단법인 한국청년회의소 제56대 중앙회장, 충북도 배구협회장,사랑의 장기기증운동 충북본부장, 한나라당 부대변인 겸 청년위 수석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작은 아들은 연세대학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사법연수원 29기)에 합격해 변호사 겸 모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둘째 며느리도 연세대를 나와 홍익대학교 교수(변호사·사법연수원 31기)로 있다.
/이재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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