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상 연구소 5권 출간 … 6년의 여정 종착


우리말로 주체적으로 사유하면서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앎과 삶을 정리한 '우리말 철학사전'이 8일 완간됐다.

우리사상연구소(소장 이기상)가 책을 기획한 지 9년만이고, 2001년 첫 권을 출간한 지 6년만에 5권으로 마무리됐다.

출간을 위해 국내 중견 철학자들이 철학에 필요한 60개의 기본 개념을 선정했다.

제1권에 과학, 인간, 존재, 문화, 사회 등 12항목의 개념을 정리한 것을 시작으로 제5권에 이르기까지 각각 12항목의 기본 개념을 소개했다.

이번에 정리한 철학 개념은 개념, 객관성, 고통, 교육, 사랑, 성, 세계, 아름다움, 인식, 철학, 학문 등이다.

책을 낼 때마다 12명의 집필자가 1년 간 200자 원고지 기준 120∼50장을 쓰면 그 원고를 관련 전공 철학자 2명이 읽어 30장씩 평을 썼고, 집필자와 평자가 1년에 두 차례 공개 토론을 벌여 원고를 가다듬는 절차를 밟아왔다.

우리사상연구소 측은 독자수준을 대학교 3-4학년생으로 잡고 제1권을 출간할 때부터 다른 철학사전과의 차별화를 선언했다.

다른 언어권에서 발간된 '철학사전'을 그냥 베끼는 번역 또는 번안식의 사전이 아니라 철학의 핵심 주제들을 국내 학자들이 나름대로의 문제의식과 시각 아래에서 주체적으로 정리한 최초의 철학사전이라는 것이다.

이기상 소장은 "한국의 철학자들은 아직도 유럽 철학이나 동아시아 철학을 배우기 바빠 우리말로 주체적으로 철학한다는 취지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어려운 여건에서 좋은 사전을 펴내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였고 그 주제에 관한 한 국내에서 전문가로 통하는 학자들에게 글을 청탁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사상연구소는 "이로써 우리는 외국 철학사전의 번안이나 번역의 시대를 비로소 벗어나게 됐다"고 의미를 뒀다.

지식산업사ㆍ368쪽ㆍ18000원.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