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윤 건양대 병원경영학과 교수

▲ 안상윤건양대 병원경영학과 교수

[안상윤 건양대 병원경영학과 교수] 국내 경제가 긴 불황의 터널로 빠져들었다고 걱정들이 많다. 굴지의 재벌기업이 금방 채용한 젊은 인재들에게 월급 줄 돈이 없어 도로 내보는 것만 보더라도 우리 경제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짐작케 한다.
 
이렇게 상황이 어려울수록 리더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근로자들이 자발적으로 열정을 발휘해 성과를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리더는 새로운 비전을 만들고 에너지를 불어넣어 조직에 생기가 돌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시류에 편승한 부정적 리더십이 가뜩이나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조직을 더 어렵게 만든다.
 
우리나라 각종 조직의 리더들은 전통적으로 조직에서 부여받은 권력을 활용해 구성원들을 조정하고 통제하는데 익숙하다. 그러나 무생물과 달리 사람에 대한 통제가 관리자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 결과 숙련되지 못한 리더들은 평상심이나 자제력을 잃고 감정적이 되기 쉽다. 한번 자제력을 잃고 우스운 꼴을 연출한 리더가 구성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란 쉽지 않다.
 
오늘날 조직 구성원들은 지식수준이 높고 자의식이 매우 강하다. 때문에 리더가 이들을 잘못 대하게 되면 리더십이 수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한 문제다.
 
운전기사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어느 대기업의 명예회장, 이륙을 시작한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을 폭행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항공회사 간부와 같은 관리자들의 리더십 회복은 거의 불가능하다.
 
경영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은 수시로 변하고 있고, 변화하는 환경은 늘 새로운 인력관리 방식을 요구한다. 사람의 감정을 움직여야 하는 리더십 역시 마찬가지다. 리더십은 개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을 발휘해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관리방식이기 때문에 사람의 심리에 영향을 주는 환경의 변화에 늘 주목해야 한다. 경기가 좋을 때는 좋게 들리던 말 한마디도 경기가 나쁠 때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띠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요즘처럼 경기가 좋지 않을 때 리더들은 근로자들이 얼마나 위축돼 있는지를 잘 파악하고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경제적 사정이 악화돼 조직의 분위기가 침체될수록 리더는 더욱 격려하고 위로할 줄 아는 배려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배려는 자신의 희생을 각오할 때 가능하다. 리더의 의지대로만 조직을 움직여나가려고 해서는 안 된다. 부하들에게 리더가 철저하게 희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때 역으로 부하들이 리더를 안쓰럽게 생각해 더욱 열심히 일하려고 한다.
 
부하들이 이와 같은 심적 상태에 이르도록 하기 위해서 리더가 발휘해야 할 리더십은 바로 서번트 리더십이다. 서번트 리더가 갖춰야 할 조건은 경청, 치유, 공감, 설득, 통찰, 책임, 부하의 성공을 위한 노력 및 공동체 의식의 주도 등이다. 경제위기를 돌파할 묘책은 분명히 있다. 그것은 바로 리더들이 자만심을 버리고 조직을 위해 먼저 희생하는 것이다. 리더가 구성원들을 위해 하인처럼 봉사하는 모습을 보일 때 구성원들도 리더를 위해 희생하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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