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영 교수 "中도자기가 증명"

백제가 한성(漢城)에 도읍하던 시기인 3-4세기 무렵에 지배층을 중심으로 이미 차(茶)를 즐기고 있었다는 파격적인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한반도 차문화 도입 및 확산을 막연히 불교의 그것과 연결시키던 견해보다상당히 구체적이며, 더구나 고고학 발굴을 통해 드러난 중국제 도자기를 근거로 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풍납토성 경당지구 발굴책임자를 지낸 한신대 국사학과 권오영 교수는 8일 선문대 이형구 교수가 주최한 '풍납토성 내 백제왕경 유적 발견 10주년 기념 학술세미나'에 제출한 '풍납토성 경당지구 발굴조사의 과거와 미래'라는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권 교수는 이 글에서 "지금까지 백제유적에서 발굴된 중국제 수입 도자기는 100점 이상을 헤아린다"면서 "이 중 일부는 다기(茶器)가 분명하며, 그런 다기용 도자기는 이미 3-4세기 단계의 유적에서 출토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이 무렵에 차 문화가 도입돼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삼국시대 유적, 특히 백제문화권에서 중국 도자기는 막대한 양이 출토되었지만 지금까지 우리 학계에서는 그런 도자기를 과연 백제인들은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는 그다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고, '신기한 외래문물'을 백제인들이 선호한 증거라는 식으로 안이하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권 교수에 의하면 중국제 수입도자기 중 대표적인 다기로 닭머리 주둥이를 단 이른바 계수호(鷄首壺)라는 주전자형 도자기와 '완'이라 일컫는 사발형 청자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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